우리 집 할리퀸 크레를 소개할게요, 얘 이름도 크레예요
이 블로그에서 “크레”라는 말을 참 많이 썼죠. 크레스티드 게코를 줄여 부르는 말이었는데요, 사실 저희 집 첫째 아이 이름도 크레예요. 그러니까 오늘 이 글의 주인공은 “크레스티드 게코라는 종”이 아니라 “크레라는 이름을 가진 개체”예요. 헷갈리실까 봐 미리 말씀드려요. 이 글에서 “크레”는 전부 얘를 가리키는 거예요.

크레는 2025년 9월 1일에 저희 집에 왔어요. 파충류 전문점 더쥬에서 아직 어린 베이비 개체로 데려왔는데, 지금도 처음 상자를 열었을 때 조그맣던 모습이 생생해요. 해칭일은 정확히 알려주지 않아서 모르지만, 그날부터가 저희한테는 공식적인 “크레의 생일”이나 마찬가지예요. 성별은 암컷이에요.
모프는 할리퀸이에요. 더쥬에서 할리퀸으로 분양받았고, 저희도 그대로 부르고 있어요.
할리퀸은 크레스티드 게코의 바탕 패턴을 부르는 이름 중 하나예요. 등면(도살)에 밝은 무늬가 있지만 옆구리와 다리에는 무늬가 적은 상태를 플레임이라고 부르는데, 그 밝은 무늬가 옆구리(레터럴)와 다리까지 넓고 뚜렷하게 번져 바탕색과 강하게 대비되면 할리퀸이라고 불러요. 브리더들이 널리 참고하는 Yamamoto의 모프 차트는 아예 “할리퀸은 기본적으로 도살 바깥까지 무늬가 더 있는 플레임”이라고 적어 뒀어요. 이름 자체는 알록달록한 옷을 입은 광대 할리퀸에서 따온 거고요.
그래서 할리퀸은 있다 없다로 딱 갈리는 이름이 아니라 정도를 가리키는 이름이에요. 바이컬러, 플레임, 할리퀸, 익스트림 할리퀸이 한 줄 위에 이어져 있고, 어디서부터 할리퀸이라고 부를지는 브리더마다 조금씩 달라요. 커버리지를 재는 정해진 방법도 없고요. 이 이야기는 모프와 형질 개론에 더 자세히 정리해 뒀어요.

사진으로 보시면 어두운 올리브빛 갈색 바탕 위로 크림색 무늬가 등에서 옆구리를 지나 앞다리까지 이어지는 게 보이실 거예요. 볏 줄을 따라 아이보리색이 흐르는 것도 눈에 띄는데, 이건 해부학 글에서 정리한 대로 핀스트라이프를 볼 때 보는 자리라서, 그 자체가 할리퀸이라는 근거는 아니에요. 그리고 크레스티드 게코는 시간대와 컨디션에 따라 발색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해서(파이어업, 파이어다운), 볼 때마다 색이 조금씩 다르게 보여요.
성격은 한마디로 느긋한 편이에요. 겁이 많아서 숨어 지낼 줄 알았는데, 손 위에 올려도 크게 버둥대지 않고 가만히 앉아서 주변을 두리번거려요. 새로운 물건을 사육장에 넣어주면 혀를 날름거리면서 냄새부터 확인하는 모습도 자주 보여요. 그럴 때 보면 꽤 호기심이 많은 성격 같아요.

입양처인 더쥬는 코드에 ‘N71’이 붙어 있어서, 크레의 개체 코드도 NH-250901-O-DJ-N71이에요. 부모 개체 정보는 따로 받지 못해서 혈통까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런 건 크게 중요하지 않더라고요. 매일 밥그릇을 채워주고 물을 뿌려주면서 지내다 보니 어느새 저희 집 크레스티드 게코 육아일기의 첫 번째 주인공이 됐어요.

앞으로 크레 다이어리 카테고리에서 크레와 다른 아이들 이야기를 종종 풀어볼게요. 오늘은 첫인사니까 이 정도로 짧게 마무리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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