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자라서 우리 집에 온 아이, 아잔이를 소개할게요

오늘은 저희 집 크레 중에서도 한 마리를 제대로 소개해 드리려고 해요. 이름은 아잔, 아잔틱 모프예요. 이름과 모프가 비슷해서 헷갈리기 쉬운데, 마침 이름도 “아잔”이라 외우기는 편하더라고요.

아잔틱(axanthic)은 쉽게 말하면 “따뜻한 색이 빠진” 모프예요. 크레는 원래 갈색, 주황, 빨강처럼 따뜻한 색이 도는 개체가 많은데, 이런 색은 피부에 있는 색소세포가 만들어요. 노랑 계열은 황색소포(잔토포어), 빨강 계열은 적색소포(에리트로포어)가 맡고 있죠. 아잔틱은 이 노랑과 빨강 계열의 발색이 크게 줄어든 모프라서, 검정과 회색, 흰색의 대비가 두드러지는 흑백 사진 같은 인상을 줘요. 다만 완전히 무채색이 되는 건 아니라서, 크림색이나 옅은 회갈색 기운이 남아 있는 개체도 있어요. 크레 아잔틱에서 정확히 어느 세포의 어느 과정이 영향을 받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는데, 그 이야기는 모프와 형질을 한 번에 정리한 글에 더 자세히 써 뒀어요.

크레인 사육장에서 손 위에 앉아 있는 아잔틱 크레스티드 게코 아잔의 옆모습
입양 전, 크레인에서 찍힌 아잔

아잔은 2024년 9월 1일에 해칭했고, 저희 집에는 2026년 3월 27일에 왔어요. 계산해 보면 거의 1년 반 만에 저희 집으로 온 셈이라, 다른 아이들과 달리 이미 성체가 된 상태로 만났어요. 이 사진은 입양 전 크레인에서 찍힌 사진인데, 몸통과 꼬리에 걸쳐 짙은 무늬와 흰 줄이 선명하게 대비돼요. 크레인에서 입양했고, 아빠는 아크라는 개체예요. 엄마는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서 정확히는 몰라요.

손 위에 앉은 아잔의 얼굴 클로즈업, 크레인에서 촬영
역시 입양 전 사진, 얼굴이 잘 보여요

얼굴을 가까이서 보면 눈두덩이 위로 도톰하게 올라온 볏과 또렷한 눈이 매력 포인트예요. 이 사진도 크레인에서 입양 확정 전에 받은 사진인데, 이런 사진들을 몇 장 받아보고 데려오기로 결정했어요.

투명한 이동용 컵 안에 있는 아잔, 입양 당일
입양 당일, 이동용 컵 속의 아잔

입양 당일엔 이렇게 작은 이동용 컵에 담겨 왔어요. 다른 아이들과 달리 이미 몸집이 큰 성체라 컵 안에서도 여유가 별로 없어 보였는데, 그래도 얌전히 자리를 잡고 있었어요.

나무 막대 위에 앉아 카메라를 향해 얼굴을 내밀고 있는 아잔
요즘 아잔, 책상 위 나무 막대에서

지금은 책상 위 나무 막대에 자주 올라와 있어요. 성체답게 느긋한 편이라, 다른 어린 개체들처럼 부산스럽게 돌아다니기보다는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습을 더 자주 봐요. 그런데도 궁금한 건 못 참는지, 이렇게 카메라 쪽으로 얼굴을 쑥 내밀 때가 많아요.

참고로 아잔의 아빠 아크는 저희 집의 다른 아이 잔틱의 아빠이기도 해요. 입양 시기도 다르고 따로따로 데려온 아이들인데, 알고 보니 아빠가 같아서 부계로는 남매 사이인 거예요. 다만 아잔의 엄마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서, 어미까지 같은 친남매인지 아니면 배다른 사이인지는 확인할 방법이 없어요.

그리고 2026년 8월에는 아잔이 낳은 알에서 새끼 한 마리가 부화하면서 식구가 하나 늘었어요. 밖에서 데려온 게 아니라 집에서 알을 받아 부화까지 지켜본 첫 개체라, 저희는 이런 경우를 자가 해칭이라고 불러요. 그 이야기는 막내를 소개한 글에 따로 풀어 뒀어요.

늦게 왔지만 그만큼 차분하고 든든한 존재감을 주는 아잔이었어요. 앞으로도 종종 근황을 올려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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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1. 핑백: 이름은 아직 없지만, 우리 집 막내가 태어났어요
  2. 핑백: 크레의 모프와 형질 개론: 이름 60개가 각각 무엇이고, 어디까지 확인됐는지
  3. 핑백: 모프가 뭐고 형질은 또 뭘까: 크레 유전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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