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 분변에서 살모넬라가 나왔어요: 부산 사육장 76마리를 조사한 논문
결론부터 말씀드릴게요. 부산의 한 사육자가 기르던 크레 76마리의 분변을 조사했더니, 57마리에서 그람음성균이 자랐고 분리된 107개 균주 중 33개가 살모넬라였어요. 개체로 세면 76마리 중 33마리, 43.4%가 살모넬라를 배출하고 있었던 셈이에요. 그런데 이 33마리는 전부 겉보기에 아무 문제 없이 건강한 개체였어요. 다행히 분리된 살모넬라는 검사한 항생제 대부분에 잘 들어서 광범위한 내성은 관찰되지 않았고요.
한계도 먼저 밝혀둘게요. 사육자 한 명이 기른 개체군을 조사한 결과라 국내 크레 전체의 수치로 읽을 수는 없어요. 그리고 이 논문은 사람에게 실제로 옮았는지, 손을 씻으면 그게 줄어드는지를 검증한 연구가 아니에요. 분변에서 어떤 균이 얼마나 자주 나오는지를 확인한 검출 조사예요. 그래도 겉보기에 건강한 크레도 사람에게 병을 일으킬 수 있는 세균을 지니고 있을 수 있다는 전제만큼은 이 숫자로 분명해져요. 아래에서 무엇이 얼마나 나왔는지, 그 결과를 어디까지 읽을 수 있는지 차례로 볼게요.
게코는 원래 세균을 몸에 지니고 다니는 동물이에요
도마뱀 종류는 원래 장 속에 다양한 세균을 갖고 있고, 그중 일부는 인수공통감염병(사람과 동물 사이에서 자연적으로 전파될 수 있는 병) 병원체예요. 특히 파충류를 반려동물로 키우는 인구가 늘면서, 손질이나 사육장 청소 과정에서 이 세균들이 사람에게 옮겨갈 가능성도 함께 주목받고 있어요.
오늘 소개할 논문은 이 문제를 크레스티드 게코(학명 Correlophus ciliatus, 한국어 이름은 속눈썹도마뱀붙이·볏도마뱀붙이) 기준으로 직접 조사한 연구예요.
- 논문: Bae, I.K.; Park, Y.-k.; Park, S.H.; Hong, J.S. (2025). “Serological Distribution of Salmonella enterica subsp. Isolated from Feces of Domesticated Crested Gecko (Correlophus ciliates) in Busan Province, South Korea.” Life, 15(3), 405.
- DOI: 10.3390/life15030405
- 전문 링크: PMC11944151 (오픈 액세스, CC BY 4.0)
참고로 논문 제목에는 학명이 Correlophus ciliates로 적혀 있는데, 이는 저자들이 정확한 학명인 Correlophus ciliatus를 잘못 표기한 오타예요. 이 글에서는 정확한 학명인 Correlophus ciliatus로 통일해서 써요.
이 연구진은 부산에서 크레를 키우는 한 사육자에게 협조를 받아, 그 사육자가 기르던 크레 76마리의 분변을 모아 배지에서 어떤 세균이 얼마나 자주 배양되는지, 그중 살모넬라는 어떤 혈청형(세균 표면의 항원 조합으로 세밀하게 나눈 하위 분류)인지, 항생제에는 얼마나 잘 듣는지를 분석했어요. 배양으로 자라난 균만 세는 방식이라 분변 속 세균의 실제 양이나 구성비를 잰 것은 아니고, 어떤 균이 얼마나 자주 검출되는지를 본 것이에요. 먼저 분명히 짚어둘 부분은, 이 논문의 조사 범위가 부산의 사육자 한 명이 기르던 크레 76마리로 한정된다는 점이에요. 전국 크레 개체 전체나 다른 지역 사육 환경까지 대표한다고 볼 수는 없고, 논문 저자들 스스로도 이 점을 한계로 명시하고 있어요. 다만 국내에서 크레의 분변 세균을 이 정도 규모로 조사한 연구가 이번이 처음이라, 사육자 입장에서 참고할 값어치는 충분해요.
어떻게 조사했을까요
2023년, 부산의 한 사육자가 독립된 환경에서 기르던 크레 76마리로부터 개체당 하나씩 분변 시료를 모았어요. 논문이 말하는 독립된 환경이란, 시료를 채취하기 전이나 그 뒤로도 사육자 본인 말고 다른 사람이나 다른 동물과 접촉하지 않는 가정 내 사육 환경이라는 뜻이에요(먹이로 주는 곤충은 당연히 예외예요). 채취 전 3개월 동안 항생제 치료를 받은 개체는 없었고, 모두 임상적으로 건강한 상태였어요.
시료는 개체를 붙잡고 총배설강을 훑는 방식이 아니라, 개체가 배설해 놓은 분변을 멸균 면봉으로 거두는 방식이었어요. 논문의 연구윤리 항목에도 배설된 분변만 받아 썼기 때문에 별도의 동물실험 윤리 심의가 면제됐다고 적혀 있어요. 개체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는 대신, 사육장 바닥에 놓인 분변을 거두는 것이라 바닥재나 사육장 환경에서 온 균이 함께 묻어 들어왔을 가능성까지 완전히 걸러내지는 못해요.
시료를 먹이에 따라 두 그룹으로 나눴다는 점이 눈에 띄어요.
- 그룹 1 (20마리): 슈퍼웜(대왕밀웜, Zophobas morio)과 밀웜(Tenebrio molitor)을 먹인 개체. 둘은 서로 다른 종인데, 논문은 이 둘을 묶어 “슈퍼웜 급여군”으로 다뤘어요.
- 그룹 2 (56마리): 귀뚜라미(귀뚜라미과, Gryllidae)를 먹인 개체
채취한 시료는 배지에서 배양한 뒤, 자란 세균을 MALDI-TOF MS(질량분석기로 세균의 리보솜 단백질 질량 패턴을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해 종을 감별하는 방법)로 정확히 어떤 균인지 확인했어요. 전문적으로 설명하면 세균 콜로니를 이온화시켜 비행 시간(time of flight)을 측정하고 그 패턴을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하는 방식인데, 쉽게 말하면 세균마다 있는 일종의 “질량 지문”을 찍어서 신원을 조회하는 것과 비슷해요.
이렇게 확인한 세균에 대해서는 두 가지를 추가로 검사했어요.
- 항생제 감수성 검사(디스크 확산법): 항생제를 적신 종이 디스크를 배지에 올려두고, 세균이 자라지 못하는 억제 구역의 크기로 그 항생제가 잘 듣는지(감수성, S) 아니면 안 듣는지(내성, R) 또는 그 중간(중간, I)인지를 판정하는 방법이에요.
- 살모넬라 혈청형 분류(카우프만-화이트 방식): 살모넬라로 확인된 균은 표면의 O 항원(균체 표면 다당류)과 H 항원(편모 단백질)의 조합을 항혈청으로 하나하나 반응시켜 확인했어요. 이 조합이 살모넬라의 “품종”에 해당하는 혈청형을 결정해요.
어떤 세균이, 얼마나 나왔을까요
76마리에게서 채취한 분변 중 배양이 된 것에서 총 107개의 그람음성균 균주가 분리됐어요. 그람음성균은 그람 염색을 했을 때 세포벽 구조 때문에 처음에 들어간 보라색 염료가 씻겨 나가고, 뒤이어 넣는 대조염색약에 물들어 붉거나 분홍색으로 보이는 세균 무리를 말해요(보라색을 그대로 유지하는 쪽이 그람양성균이에요). 대장균이나 살모넬라가 대표적이에요. 종류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아요.
| 균종 | 분리 균주 수 | 비율 |
|---|---|---|
| Citrobacter freundii | 37 | 34.6% |
| Salmonella enterica subsp. | 33 | 30.8% |
| Serratia marcescens | 8 | 7.5% |
| Citrobacter amalonaticus | 6 | 5.6% |
| Klebsiella oxytoca | 6 | 5.6% |
| Citrobacter youngae | 5 | 4.7% |
| Morganella morganii | 3 | 2.8% |
| Citrobacter murliniae | 2 | 1.9% |
| Enterobacter cloacae | 2 | 1.9% |
| Pseudomonas aeruginosa | 2 | 1.9% |
| Klebsiella pneumoniae | 2 | 1.9% |
| Acinetobacter guillouiae | 1 | 0.9% |
| 합계 | 107 | 100% |
가장 많이 나온 건 시트로박터(Citrobacter) 속 세균들(네 종을 합쳐 50건, 전체의 46.7%)이었고, 그다음이 살모넬라(33건, 30.8%)였어요. 시트로박터는 사람과 동물의 장 속에 흔히 사는 균으로, 평소엔 별문제를 안 일으키다가 면역이 약해졌을 때 감염을 일으키는 기회감염균이에요.
한 가지 짚어둘 건, 107이라는 숫자가 균주 수이지 개체 수가 아니라는 점이에요. 76마리 중 실제로 그람음성균이 배양된 개체는 57마리였고(한 마리에서 두세 종이 함께 나오기도 했어요), 살모넬라가 나온 개체는 논문 표 2에 하나씩 번호가 적힌 33마리예요. 사육자 입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수치로 바꾸면, 이 사육장에서 검사한 크레의 43.4%(33/76)가 살모넬라를 배출하고 있었다는 뜻이에요.
흥미로운 건 먹이에 따라 분리되는 세균의 구성이 꽤 달랐다는 점이에요. 슈퍼웜을 먹인 그룹 1(20마리 중 16마리에게서 32건 분리)에서는 C. freundii(10건)와 S. marcescens(8건), C. amalonaticus(6건) 순으로 많이 나온 반면, 살모넬라는 딱 1건뿐이었어요. 그런데 귀뚜라미를 먹인 그룹 2(56마리 중 41마리에게서 75건 분리)에서는 살모넬라가 32건으로 가장 많았고, C. freundii가 27건으로 뒤를 이었어요. 개체 기준으로는 슈퍼웜 그룹 20마리 중 1마리(5.0%), 귀뚜라미 그룹 56마리 중 32마리(57.1%)에서 살모넬라가 나온 셈이에요.
논문 저자들은 이 차이를 두고 사육장 환경 오염보다는 귀뚜라미가 살모넬라의 저장고(reservoir) 역할을 했을 가능성을 제안하고 있어요. 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저자들의 가설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둘게요. 이 연구는 귀뚜라미와 슈퍼웜 자체를 검사하지 않았고, 어느 개체에게 어떤 먹이를 줄지를 연구 목적으로 무작위 배정한 것도 아니에요. 원래 그렇게 급여하고 있던 개체들을 사후에 두 그룹으로 나눠 본 것이라, 먹이 말고도 사육 위치나 케이지, 개체별 관리 방식, 먹이 공급처 같은 다른 요인이 함께 달랐을 수 있어요. 그러니 이번 결과로 확인된 건 먹이 종류와 검출 양상 사이의 연관성까지이고, 귀뚜라미가 감염 경로였다는 인과관계는 이 연구만으로는 확인할 수 없어요. 그래도 사육자 입장에서 “먹이 곤충도 위생 관리 대상”이라는 실천적 함의는 챙겨둘 만해요.
항생제는 얼마나 잘 들을까요
107개 균주 전체를 놓고 보면, 암피실린(63/104, 60.6%)과 세폭시틴(46/104, 44.2%), 그리고 스트렙토마이신(논문 표기 38/107, 36.5%인데 분모와 비율이 서로 맞지 않아요. 바로 아래에서 설명할게요)에서 비감수성 비율이 높았어요. 비감수성이란 내성(R)과 중간(I)을 합친 것으로, 그 항생제가 확실히 잘 듣는다고는 말할 수 없는 상태를 뜻해요. 반대로 세프타지딤·세포탁심·아즈트레오남·코트리목사졸에는 전부 잘 들었어요.
분모가 항생제마다 104와 107로 갈리는 건 균종에 따라 검사한 항생제 조합이 달랐기 때문이에요. 아시네토박터 1건과 녹농균 2건은 애초에 암피실린·세폭시틴·스트렙토마이신을 검사 항목에 넣지 않아서, 이 세 항생제의 분모는 104가 돼요. 그런데 논문은 스트렙토마이신만 분모를 107로 인쇄해 뒀어요. 실제로 38을 107로 나누면 35.5%라서 함께 적힌 36.5%와 맞지 않고, 38을 104로 나누면 정확히 36.5%가 나와요. 분모 쪽이 인쇄 과정에서 잘못 들어갔을 가능성이 커 보이지만 확인할 방법이 없어서, 이 글에서는 논문 표기를 그대로 옮기고 이 사실만 밝혀 둬요.

107개 그람음성균 균주의 항생제 감수성. (A) 전체 균주(n=107) (B) 시트로박터 속(n=50) (C) 살모넬라 속(n=33) (D) 그 외 균종(n=24). 막대 색은 빨강=내성(R), 초록=중간(I), 파랑=감수성(S)이에요. 가로축 약어는 AMP=암피실린, PIP=피페라실린, KZ=세파졸린, CTT=세포테탄, CAZ=세프타지딤, CTX=세포탁심, FOX=세폭시틴, AMK=아미카신, CN=젠타마이신, S=스트렙토마이신, C=클로람페니콜, TE=테트라사이클린, CIP=시프로플록사신, ATM=아즈트레오남, IPM=이미페넴, SXT=코트리목사졸이에요. 가로축의 S(스트렙토마이신)와 범례의 S(감수성)는 같은 글자를 쓰지만 서로 다른 뜻이니 헷갈리지 않게 봐 주세요. 출처: 위 논문 Figure 1.
균종별로 나눠 보면 패턴이 뚜렷하게 갈려요.
- 시트로박터(50건): 세폭시틴 88.0%, 암피실린 80.0%, 스트렙토마이신 46.0%가 비감수성이었어요. 세폭시틴 쪽이 특히 높은 이유는 C. freundii처럼 이 속의 상당수가 AmpC 베타락타메이스라는 효소를 염색체에 갖고 태어나 이 계열 항생제를 분해하기 때문이에요(뒤에서 더 설명할게요). 속 전체가 그런 건 아니어서, 이 연구에서도 C. amalonaticus 6건은 세폭시틴을 포함해 검사한 모든 항생제에 감수성이었어요. 세폭시틴 비감수성 44건은 C. freundii 37건, C. youngae 5건, C. murliniae 2건으로 갈렸어요.
- 살모넬라(33건): 암피실린(3건, 9.1%)과 스트렙토마이신(9건, 27.3%)에만 일부 비감수성이었고, 검사한 나머지 13종 항생제에는 전부 잘 들었어요. 그림 1의 C 패널을 보면 스트렙토마이신 쪽은 빨간색(내성) 구간 없이 초록색(중간)만 쌓여 있어요. 확실한 내성이 아니라 판정 경계에 걸친 균들이라는 뜻이에요.
- 나머지 균종(24건): 암피실린(20/21, 95.2%)과 테트라사이클린(72.7%)에서 비감수성 비율이 특히 높았어요. 이미페넴에 비감수성으로 나온 3건은 전부 Morganella morganii인데, 이 균은 원래 이미페넴에 내성을 갖고 태어나는 종이라 새로 생긴 내성이 아니에요. 참고로 테트라사이클린은 논문 본문에 “17/22, 72.7%”로 적혀 있는데, 17을 22로 나누면 77.3%이고 72.7%가 되려면 16이어야 해요. 그림 1의 D 패널에서 이 막대는 73% 부근까지만 올라가 있어서 72.7% 쪽이 맞아 보이고, 그래서 이 글에서는 비율만 적었어요.
살모넬라가 대부분의 항생제에 잘 들었다는 결과를 두고, 연구진은 크레에서 비롯된 살모넬라 감염이라면 치료에 어려움이 없을 거라고 봤어요. 다만 여기에는 선을 그어둘 필요가 있어요. 이 결과는 배양접시 위에서 항생제가 균이 자라는 걸 막았다는 시험관 안의 결과예요. 실제 사람이 감염됐을 때의 경과와 치료 난이도는 감염 부위, 환자의 나이와 면역 상태, 쓸 수 있는 약, 임상 판정 기준까지 함께 봐야 정해지고, 이 연구는 사람 환자를 다루지 않았어요. 그러니 이 데이터로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이번에 분리된 살모넬라에서 광범위한 항생제 내성이 관찰되지 않았다는 데까지예요.
한 가지 더 확인한 건, 이런 내성이 다른 세균으로 쉽게 옮겨갈 수 있는 형태인지였어요. 세폭시틴에 비감수성인 시트로박터 44건과 같은 장내세균과에 속하는 Enterobacter cloacae 2건을 대상으로, 플라스미드(세균 사이를 옮겨 다닐 수 있는 원형 DNA 조각)에 실려 전달되는 유형의 AmpC 유전자가 있는지 PCR로 찾아봤어요. 프라이머(찾을 유전자에 달라붙게 만든 짧은 DNA 조각)는 여섯 쌍을 썼고, 이 여섯 쌍이 MOX형, CIT 계열(CMY·LAT·BIL형), DHA형, ACC형, EBC 계열(MIR·ACT·AZECL형), FOX형을 나눠서 잡아요.
결과는 E. cloacae 1건에서 AZECL-14가 검출된 것을 빼면 전부 음성이었어요. AZECL-14는 균주 번호가 아니라 유전자 이름이에요(정확히는 E. cloacae 계통에서 유래한 AmpC형 클래스 C 베타락타메이스로, 논문이 GenBank 등록번호 KJ949097을 함께 적어 뒀어요). MIR형·ACT형과 같은 프라이머 세트로 잡히는 계열이고, 논문은 이걸 E. cloacae가 원래 갖고 있는 AmpC로 보아 플라스미드로 옮겨온 것으로 세지 않았어요. 또 클로람페니콜(항생제 이름)에 비감수성인 Morganella morganii 1건에서는 이 항생제를 무력화하는 cat 유전자가 확인됐어요.
논문은 이 결과를 근거로 트랜스포존·인테그론·플라스미드 같은 유전자 이동 요소를 통한 수평 전달 가능성이 없다고 썼어요. 다만 PCR로 확인한 건 미리 정해 놓은 표적 유전자군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사실까지예요. 검사 대상에 넣지 않은 다른 이동성 내성 유전자나 접합성 요소, 아직 알려지지 않은 기전, 그리고 내성균 자체가 사육장 안에서 늘어나는 경로까지 배제할 수 있는 결과는 아니에요. 그러니 “확산 위험이 없다”보다는 “흔히 문제가 되는 플라스미드 매개 AmpC 유전자는 이번 표본에서 거의 나오지 않았다” 정도로 읽는 게 정확해요.
살모넬라, 어떤 종류였을까요
33건의 살모넬라 균주는 카우프만-화이트 분류법으로 8개의 서로 다른 혈청형으로 나뉘었어요. O 항원 그룹으로는 C군(69.7%)과 D군(21.2%)이 대부분을 차지했고, V군과 M군이 소수 섞여 있었어요.
| O항원군 | 혈청형 | 개체 수(비율) | 국내 임상 검체에서 이전에도 검출된 적 있음 |
|---|---|---|---|
| C | II 6,7:g,[m],s,t:[z42] | 9 (27.3%) | 있음 |
| C | Virginia | 9 (27.3%) | 없음 |
| C | Lindenburg | 4 (12.1%) | 없음 |
| C | Mbandaka | 1 (3.0%) | 있음 |
| D | Durban | 4 (12.1%) | 없음 |
| D | Ouakam | 3 (9.1%) | 없음 |
| M | Pomona | 1 (3.0%) | 있음 |
| V | Christiansborg | 2 (6.1%) | 없음 |
표의 맨 윗줄에 있는 “II 6,7:g,[m],s,t:[z42]”는 이름이 아니라 항원식이라 낯설게 보일 거예요. 카우프만-화이트 체계에서는 사람에게 병을 일으키는 아종 I(enterica)의 혈청형에만 Virginia, Durban처럼 지명에서 딴 이름을 붙이고, 다른 아종의 혈청형은 이름 없이 항원 조합으로만 적어요. 맨 앞의 로마숫자 II가 아종 salamae를 가리키고, 그 뒤가 O 항원(6,7)과 H 항원(g,[m],s,t / [z42])이에요. 대괄호는 균주에 따라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는 항원이라는 표시예요.
여기서 중요한 대목이 나와요. 8개 혈청형 중 3개(II 6,7:g,[m],s,t:[z42], Mbandaka, Pomona)는 국내 사람 환자에게서도 보고된 적이 있는 혈청형이었지만, 나머지 5개(Virginia, Lindenburg, Durban, Ouakam, Christiansborg)는 국내 임상 검체에서 지금까지 보고된 적이 없는 혈청형이었어요. 여기서 “보고된 적이 없다”는 건 국내 임상 보고 문헌에 등장하지 않았다는 뜻이지, 국내에 존재하지 않았다는 뜻은 아니에요. 연구진은 이 논문이 국내에서 크레의 분변에서 살모넬라를 확인한 첫 사례라고 밝혔고, 임상에서 보고된 적 없는 혈청형이 이렇게 여러 가지 나왔다는 점을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어요.
그래서 크레를 키우면 위험한 걸까요
논문이 강조하는 결론은 두 가지예요.
첫째, 크레에서 나온 장내세균의 항생제 내성 양상은 국내 사람 환자에게서 분리된 같은 균종의 내성 양상과 뚜렷하게 달랐어요. 예를 들어 국내 임상 시트로박터는 암피실린에 100%, 세포탁심에 98.8%, 시프로플록사신에 90.0%, 테트라사이클린에 47.5%로 비감수성이었다는 보고가 있는 반면, 이 논문의 크레 유래 시트로박터는 각각 80.0%, 0.0%, 2.0%, 4.0%였어요. 살모넬라도 마찬가지예요. 국내 임상 살모넬라는 암피실린 내성률이 32.6%로 보고된 반면, 이번 크레 유래 살모넬라는 암피실린 비감수성이 9.1%(33건 중 3건)였고 그중 확실한 내성은 1건(3.0%)뿐이었어요. 다만 이 두 숫자는 성격이 조금 달라요. 임상 쪽 32.6%는 내성(R)만 센 값이고 이 논문의 9.1%는 내성과 중간을 합친 값이라, 같은 잣대로 맞추려면 3.0% 대 32.6%로 봐야 해요. 어느 쪽으로 맞춰도 차이는 크지만, 조사 시점과 판정 기준이 다른 값이라는 점은 감안하고 읽어야 해요. 연구진은 이 차이를 근거로 크레와 사람 사이의 장내세균 전달이 적어도 국내에서는 아직 진행되지 않았다고 결론지었어요.
다만 이 결론이 어디까지 뒷받침되는지는 짚어둘 필요가 있어요. 이 연구는 사육자를 비롯한 사람에게서 시료를 채취하지 않았고, 균주의 전장유전체를 읽어 계통을 비교하지도 않았어요. 확인된 건 크레에서 나온 균의 내성률이 기존에 발표된 국내 임상 보고의 내성률과 다르다는 사실이고, 그 비교조차 조사 시기와 지역, 대상 표본, 검사 방법이 서로 다른 자료끼리 맞대 본 것이에요. 게다가 세균이 실제로 오갔더라도 사람과 크레가 놓인 항생제 노출 환경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두 집단의 내성률이 꼭 비슷해진다는 보장도 없어요. 그러니 이 연구가 보여준 건 서로 다른 두 자료에서 내성 양상이 일치하지 않았다는 데까지이고, 전파가 있었는지 없었는지는 이 설계로 판단할 수 없어요. 사육자 입장에서 실질적으로 남는 메시지는, 적어도 지금까지 나온 자료 중에 크레를 키우는 것이 병원에서 문제가 되는 다항생제 내성균의 통로가 된다는 근거는 없다는 정도예요.
둘째, 그렇다고 안심하고 위생을 소홀히 해도 된다는 뜻은 전혀 아니에요. 논문은 오히려 사육자들에게 위생 관리를 당부하며 글을 맺어요. 이번 연구에서는 세계적으로도 크레의 분변에서 처음 보고된 균(Acinetobacter guillouiae, Morganella morganii, Pseudomonas aeruginosa)까지 확인됐는데, 이 균들은 특히 어린아이나 노약자,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는 접촉이나 오염된 환경을 통해 병을 일으킬 수 있어요. 또한 국내 임상 검체에서 보고된 적 없는 살모넬라 혈청형 다섯 가지가 사육 크레의 분변에서 나왔다는 사실도 가볍게 넘길 일은 아니라고 밝히고 있어요.
정리하면, 크레를 비롯한 파충류는 장 속에 사람에게도 병을 일으킬 수 있는 세균을 지니고 있을 수 있다는 전제를 깔고 사육해야 해요. 겉보기에 건강한 개체도 마찬가지예요. 이 연구에서 살모넬라가 나온 33마리도 전부 임상적으로 건강한 상태였거든요. 실천할 수 있는 위생 수칙은 어렵지 않아요.

이 논문이 내놓는 결론 중 사육자가 매일 실천할 수 있는 건 결국 이것 하나예요. 크레와 사육장을 만진 뒤 비누로 손 씻기. 사진: Justmee3001, 위키미디어 커먼즈, CC BY-SA 4.0.
- 크레를 만지거나 배변, 사육장 바닥재를 치운 뒤에는 반드시 비누로 손을 씻어요.
- 사육장 청소 도구는 부엌 조리 도구와 분리해서 관리해요.
- 어린아이나 노인, 임신부, 면역력이 약한 가족 구성원은 크레를 직접 만지거나 사육장을 청소하는 일을 되도록 피하고, 접촉했다면 바로 손을 씻게 해요.
- 크레를 키우는 공간과 음식을 준비하거나 먹는 공간은 분리하는 게 좋아요.
남는 한계와 의의
논문 스스로 밝히고 있듯, 이 연구는 부산의 사육자 한 명이 기르던 크레 76마리라는 한정된 표본을 조사한 결과예요. 그래서 이 수치들을 국내 크레 전체의 세균 분포나 내성률로 곧바로 확대 해석하기는 어려워요. 사육 환경, 먹이 급여 방식, 사육장 위생 상태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거든요.
그럼에도 국내에서 반려동물로 기르는 크레의 분변 세균을 이 정도 규모로 조사하고, 그중 살모넬라의 혈청형까지 세밀하게 분류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에요. 파충류를 기르는 사육자가 늘고 있는 만큼, 이런 기초 자료가 하나둘 쌓이는 게 원헬스(사람과 동물, 환경의 건강을 하나로 보는 관점)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연구진은 밝히고 있어요.
이 글에 실린 그래프는 위 논문 Figure 1을 그대로 가져온 거예요. 원문은 DOI 10.3390/life15030405 또는 PMC11944151에서 전문을 볼 수 있어요.
사진 출처: 손 씻기 사진은 Justmee3001이 촬영해 위키미디어 커먼즈에 올린 “Hand washing with soap.jpg”(CC BY-SA 4.0)를 사용했어요.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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