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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새로운 물건 앞에서, 크레는 왜 레오파드게코보다 움츠러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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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_at: "2023-10-31T09:00: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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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cerpt: "사육장에 새 장식품을 넣어줬는데 크레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면, 그게 사육 문제일까요 성격일까요? 마드리드 콤플루텐세대 연구팀이 크레와 레오파드게코 17마리에게 낯선 물건을 보여주고, 대변에서 스트레스 호르몬까지 측정해 비교한 논문을 읽고 정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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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논문"
  - "사육 &amp;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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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물복지"
  - "레오파드게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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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르티코스테론"
  - "크레스티드게코"
  - "학술논문"
  - "행동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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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육장에 새 장식품이나 은신처를 넣어줬을 때, 레오파드게코는 금방 다가가 살펴보는데 크레는 몇 날 며칠 쳐다도 안 보는 경험 해보셨나요? 이게 그냥 “크레가 겁이 많아서”인지, 개체 성격 차이인지, 아니면 정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신호인지 궁금할 수 있어요. 스페인 마드리드 콤플루텐세대·아우토노마대 연구팀(Fernández-Lázaro, Latorre, Fontanillas Pérez, Barja)이 크레(*Correlophus ciliatus*)와 레오파드게코(*Eublepharis macularius*) 17마리에게 낯선 물건을 보여주는 실험을 하고, 동시에 대변에서 스트레스 호르몬 대사물(FCM)까지 측정해서 행동과 생리 지표를 함께 비교한 논문이에요. 학술지 *Animals*에 2023년 실렸고, 오픈 액세스(CC BY 4.0)라 원문 그림도 그대로 가져다 썼어요.

사진: Michał Zawiślak(mihauz), CC BY-SA 2.5

## 누구를, 어떻게 관찰했을까

실험 대상은 크레 10마리(수컷 9, 암컷 1)와 레오파드게코 7마리(수컷 3, 암컷 4), 총 17마리예요. 스페인 마드리드 콤플루텐세대 수의학부 파충류 사육실에서 각자 독립된 사육장에 살고 있었고, 레오파드게코 사육장은 40×60×40cm, 크레 사육장은 나무 오르기가 필요한 종인 만큼 세로로 긴 70×40×50cm였어요. 온도는 26-29°C, 습도는 약 40% 정도였는데 크레는 습도를 더 높이려고 분무까지 해줬대요. 먹이는 크레가 곤충(귀뚜라미·밀웜)과 다진 과일을 섞어서, 레오파드게코는 곤충만 주 2-3회 급여했고, 매번 칼슘과 비타민을 발라줬어요.

관찰은 2019년 2월부터 5월까지 4개월간, 이 동물들이 활발해지는 오후 5시부터 밤 8시 30분 사이에 진행했어요. 재미있는 부분은 대변 채집 방법인데, 레오파드게코는 대변을 쉽게 찾을 수 있었지만 크레는 나뭇가지와 식물 사이에 숨어 있어서 찾기가 힘들었대요. 그래서 다진 과일 먹이에 파란색 식용 색소를 섞어서, 대변이 파랗게 나오도록 만들어 쉽게 찾을 수 있게 했어요(이 색소는 여러 척추동물 연구에서 이미 안전성이 확인된 방법이라고 해요). 이렇게 4개월간 모은 대변은 총 200개, 개체당 6-17개였고, 말려서 무게를 맞춘 뒤 완충액과 메탄올로 추출하고 효소면역분석(EIA) 키트로 코르티코스테론 대사물(FCM) 농도를 쟀어요.

## 낯선 물건 실험은 이렇게 진행했어요

각 개체의 사육장에 6가지 물건을 하나씩 넣고 10분간 반응을 지켜봤어요. 잠자리·나비 모양의 작은 플라스틱 곤충 피규어 2종, 노란 팩맨 인형과 빨간 하트 인형(말랑한 재질의 큰 장난감) 2종, 거울 1개, 그리고 뱀(보아뱀·코랄루스속 나무뱀) 대변으로 냄새를 입힌 나무토막 1개예요. 이 향 나는 나무토막은 포식자 냄새에 대한 반응을 보려고 준비한 거예요. 같은 개체에게 다른 물건을 보여줄 때는 최소 8일 간격을 뒀고, 물건은 항상 사육장 유리벽 옆 같은 위치에 놓아서 조건을 맞췄어요.

모든 실험은 영상으로 기록해서, BORIS라는 행동 코딩 프로그램으로 아래 8가지 행동을 분류했어요.

| 행동 항목 | 정의 |
| --- | --- |
| 탐색(Exploration) | 물건에서 떨어진 채 느린 속도로 사육장을 돌아다니거나 수직면을 오르는 행동. 혀 날름거림 포함 |
| 정지(Sedentary) | 눈을 뜨거나 감은 채 가만히 엎드리거나 서 있는, 활동이 없는 상태 |
| 근접(Proximity) | 몸의 절반 이상이 물건과 2cm 이내 거리에 있는 상태(주의를 물건에 두지 않아도 해당) |
| 조작(Manipulation) | 물건을 밟거나 오르거나 물거나 핥으면서 실제로 주의를 기울이는 행동 |
| 회피(Avoidance) | 자극에서 빠르게 멀어지거나 뛰어오르거나, 얼굴이 안 보이게 숨는 행동 |
| 섭식(Eating) | 먹이를 핥아먹거나 물을 마시는 행동 |
| 이상반복행동(ARB) | 정해진 경로로 사육장을 반복해서 돌거나(2회 이상), 유리를 긁거나 파려는 시도를 20초 넘게 지속 |
| 기타(Other) | 모래를 긁거나 물건을 묻으려 하는 행동 |

여기서 물건에 다가가기까지 걸린 시간(접근 잠복기), 만지기까지 걸린 시간(조작 잠복기)도 따로 기록했어요. 만약 10분 동안 한 번도 다가가거나 만지지 않았다면, 그 시간을 0초가 아니라 “실험 시간을 꽉 채운 것”으로 계산해서 통계에 왜곡이 없도록 처리했어요.

## 물건 종류별로는 뚜렷한 공통 반응이 없었어요

연구팀은 원래 “숨거나 올라탈 수 있는 물건(팩맨·하트 인형)이 더 인기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는데, 결과는 예상과 달랐어요. 개체마다, 그리고 같은 개체라도 실험마다 반응 편차가 워낙 커서, 17마리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이 물건이 저 물건보다 확실히 더 반응이 좋다”고 할 수 있는 물건 쌍은 하나도 없었어요. 팩맨과 하트 인형에서는 레오파드게코 대부분이 다가갔지만 일부는 만지지 않았고, 크레는 아예 다가가지 않은 개체(C2, C3, C4)부터 만지기까지 한 개체까지 반응이 훨씬 더 다양했어요. 거울도 마찬가지로, 세 마리(수컷)는 40%·21%·19%의 시간을 거울 조작에 썼지만 나머지 7마리는 아예 다가가지도 않았어요.

유일하게 종에 따라 뚜렷한 차이가 난 건 냄새 나무토막이었어요. 레오파드게코는 한 마리(L6)만 빼고 전부 다가가서 만지기까지 했는데, 크레는 10마리 중 8마리가 아예 다가가지 않고 실험 시간의 76%를 가만히 있는 정지 상태로 보냈어요. 연구팀은 이걸 두 종의 서로 다른 포식자 대응 전략으로 해석했어요. 레오파드게코는 선행 연구에서도 뱀 포식자 냄새를 화학적·시각적으로 적극적으로 “탐지”하는 경향이 보고된 반면, 크레는 위협의 수준을 판단하기 어려울 때 얼어붙거나 회피하는 쪽을 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거예요.

## 종합하면 레오파드게코가 더 대담했어요

물건별 반응은 제각각이었지만, 6개 물건에 대한 반응을 개체별로 평균 내서 비교하자 종 간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났어요. 성별에 따른 차이는 발견되지 않았지만(암수 모두 변이가 너무 커서 유의미한 패턴이 없었어요), 종에 따른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했어요.

출처: Fernández-Lázaro et al. 2023, Animals, Fig. 2

평균적인 레오파드게코는 평균적인 크레보다 물건을 더 일찍 만지기 시작했고(조작 잠복기 0.60 대 0.90, 값이 작을수록 빨리 만졌다는 뜻이에요), 물건 근처에 더 오래 머물렀고(근접 시간 0.14 대 0.03), 실제로 만지는 시간도 더 길었어요(조작 시간 0.06 대 0.01). 세 지표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였어요(P < 0.05). 반면 탐색이나 정지, 회피 같은 다른 행동에서는 종 간 차이가 없었어요.

행동 지표들끼리도 서로 연관이 있었는데, 물건에 빨리 다가간 개체일수록 빨리 만지기 시작했고, 물건 근처에 더 오래 머물며 더 오래 조작했어요. 반대로 “정지” 행동을 많이 보인 개체일수록 다가가고 만지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고, 상호작용 시간도 짧았어요. 쉽게 말하면 “느긋하게 엎드려 있는 성향”과 “새 물건에 소극적으로 반응하는 성향”이 같은 개체에게서 함께 나타났다는 거예요.

## 스트레스 호르몬도 종에 따라 달랐어요

FCM(대변 코르티코스테론 대사물) 수치를 비교했더니, 수컷이 암컷보다 평균이 조금 높긴 했지만(4188 대 3029ng/g)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성별 차이는 없었어요. 종으로 비교하면 얘기가 달라지는데, 크레가 레오파드게코보다 훨씬 높고 변이도 큰 FCM 수치를 보였어요(크레 평균 5714 ± 5444ng/g, 레오파드게코 평균 1181 ± 424ng/g, P = 0.001). 위 그림의 (C) 패널을 보면 크레 쪽에 유독 아주 높은 값을 가진 개체 몇 마리가 있는 게 보이는데, 연구팀도 이 결과를 “크레라는 종 자체가 무조건 스트레스가 높다”고 성급하게 해석하지 말고, 일부 개체의 극단값이 평균을 끌어올렸을 가능성까지 감안해서 조심스럽게 봐야 한다고 짚었어요.

## 대담한 개체일수록 스트레스 호르몬이 낮았어요

행동 데이터를 주성분분석(PCA)과 K-평균 군집분석으로 더 들여다보니, 개체들이 네 가지 유형으로 묶였어요.

| 그룹 | 특징 |
| --- | --- |
| B1 | 물건에 다가가지도, 만지지도, 탐색하지도 않음 (가장 소극적) |
| B2 | 탐색은 하지만 물건을 발견·접근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만지지는 않음 |
| B3 | 탐색하며 처음엔 물건에 끌렸지만 만지기까지 시간이 걸림 (개체 1마리만 해당) |
| B4 | 실험 시작부터 물건에 끌려 자주 만지거나 근처에 머묾 (가장 대담) |

B1 그룹은 크레가, B4 그룹은 레오파드게코가 주로 차지했어요(B2는 두 종이 섞였는데, 흥미롭게도 여기 속한 크레는 전부 수컷, 레오파드게코는 전부 암컷이었대요. 다만 연구팀도 이건 표본이 작아서 나온 우연일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덧붙였어요). 그리고 이 네 그룹을 FCM 수치와 겹쳐보면, 가장 대담한 B4 그룹이 대체로 가장 낮은 FCM을, 가장 소극적인 B1 그룹이 가장 높은 FCM을 보였고, 중간 성향인 B2는 중간 수치를 보였어요. 즉 “새로운 물건에 빨리 다가가고 오래 관심을 보이는 개체일수록, 평소 스트레스 호르몬 기저치가 낮다”는 경향이 나온 거예요.

참고로 이 연구에서는 크레 두 마리가 꼬리 자절(자기 방어를 위해 스스로 꼬리를 끊는 행동)을 겪었는데, 실험 시작 시점에 막 꼬리를 잃은 개체(C1)는 극단적으로 높은 FCM 수치를 보이며 혼자 B3 그룹으로 묶였고, 이미 예전에 꼬리를 잃은 개체(C2)는 오히려 크레 중 가장 낮은 FCM 수치를 보였어요. 연구팀은 이걸 “꼬리를 잃은 스트레스가 시간이 지나며 가라앉았을 가능성”으로 조심스럽게 해석하면서도, 개체가 2마리뿐이라 결론을 내리기엔 이르다고 못박았어요.

## 크레 사육자에게 주는 시사점

이 논문에서 얻을 수 있는 실전 힌트는 크게 세 가지예요.

첫째, 크레는 종 전체로 보면 레오파드게코보다 새로운 자극에 더 소극적이고 신중한 편이에요. 사육장에 새 장식품이나 은신처를 넣었을 때 크레가 며칠씩 다가가지 않는다고 해서 뭔가 잘못된 건 아니에요. 오히려 이 논문이 보여준 종 특성에 가까워요.

둘째, 그렇다고 “크레는 원래 다 그래”라고 뭉뚱그리기도 어려워요. 같은 크레 안에서도 개체별 편차가 아주 컸고(B1부터 B4까지 크레도 여러 그룹에 걸쳐 나타났어요), 대담하게 새 물건에 반응하는 개체일수록 스트레스 호르몬 기저치가 낮았다는 결과는 “이 아이가 유난히 소심하다”면 그게 단순한 성격을 넘어 평소 스트레스 수준과도 연결돼 있을 수 있다는 뜻이에요. 즉 새로운 물건이나 환경 변화에 유독 움츠러드는 개체라면, 사육 환경(은신처 확보, 소음·진동, 핸들링 빈도 등)을 한 번 점검해볼 가치가 있어요.

셋째, 뱀 냄새(포식자 냄새)에 대한 반응 차이도 흥미로운 대목이에요. 크레가 낯선 냄새 앞에서 얼어붙는 경향을 보였다는 건, 크레를 다루거나 사육장을 정리할 때 예상치 못한 냄새(다른 파충류를 만지고 온 손 등)가 크레에게는 생각보다 큰 경계 신호가 될 수 있다는 뜻이에요. 손을 씻거나 냄새를 없앤 뒤 만지는 습관이 레오파드게코보다 크레에게 더 중요할 수 있겠어요.

다만 이 연구는 17마리(그중 크레는 10마리, 그마저 암컷은 1마리뿐)라는 작은 표본으로 나온 결과라, 연구팀 스스로도 더 많은 개체로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어요. 크레 복지 지표를 확립하기 위한 첫걸음 정도로 받아들이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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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아래 원 논문을 직접 읽고 참고문헌까지 확인해서 정리했어요.

출처: Fernández-Lázaro G, Latorre R, Fontanillas Pérez JC, Barja I. “Reaction to Novel Objects and Fecal Glucocorticoid Metabolite Levels in Two Species of Nocturnal Geckos.” *Animals*, 2023;13(21):3384. [https://doi.org/10.3390/ani13213384](https://doi.org/10.3390/ani13213384)

본문의 그래프(Fig. 2)는 위 논문에서 그대로 가져왔어요. 첫 사진은 [Eublepharis macularius 1.jpg](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Eublepharis_macularius_1.jpg)
 by Michał Zawiślak(mihauz), [CC BY-SA 2.5](https://creativecommons.org/licenses/by-sa/2.5/)
를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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