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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수입 개체 한 마리가 시작이었다: 크레 사육장을 덮친 곰팡이 괴사성 피부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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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cerpt: "일본의 한 사육 시설에서 해외 수입 개체 한 마리가 피부병으로 죽은 뒤, 반년 안에 크레와 가고일게코 6마리가 차례로 발병해 1년이 넘는 기간에 걸쳐 모두 폐사했어요. 발가락과 배 피부가 괴사하고 설사와 흑변까지 겹친 이 사건을 부검하고 곰팡이를 배양해 정체를 밝혀낸 논문(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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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 &amp; 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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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육 &amp;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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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고일게코"
  - "검역"
  - "곰팡이감염"
  - "사육장위생"
  - "크레스티드게코"
  - "프리프린트"
  - "피부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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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크레스티드 게코](https://cre.deios.kr/cre-hatch-calculator/)
, 공식 국명 속눈썹도마뱀붙이, 흔히 볏도마뱀붙이라고도 해요, 학명 *Correlophus ciliatus* Guichenot, 1866)를 포함해 뉴칼레도니아 게코 무리를 키우는 사육 시설에서, 해외에서 들여온 개체 한 마리가 죽은 뒤 반년 안에 같은 사육장의 다른 개체 6마리가 차례로 발병해, 1년이 넘는 기간에 걸쳐 모두 죽어나간 사건이 있어요. 일본의 수의사·균류학자·병리학자로 구성된 연구팀이 이 사례를 부검하고 곰팡이를 배양해서 정체를 밝힌 보고서를 2026년 2월 bioRxiv에 발표했어요.

먼저 짚고 넘어갈 점이 있어요. 이 자료는 아직 동료심사(다른 전문가들이 내용을 검증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은 프리프린트(preprint, 사전공개 원고)예요. 그러니 정식 학술지에 실리기 전 단계라는 걸 감안하고 읽어야 해요. 다만 부검·배양·유전자 분석 데이터는 이미 구체적으로 제시돼 있고, 크레를 포함한 사육 개체에서 실제로 벌어진 일이라 사육자 입장에서 살펴볼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어요.

사진: Eveha, CC BY-SA 3.0

이 사건에는 크레와 함께 가고일게코(*Rhacodactylus auriculatus*, 눈 뒤쪽 뿔 모양 돌기가 특징인 뉴칼레도니아 원산 게코)도 함께 얽혀 있어요. 둘 다 크레와 같은 딱장도마뱀붙이과(Diplodactylidae)에 속하는 친척뻘 게코예요.

## 사육장에서 벌어진 일: 타임라인으로 정리하면

사건은 약 30마리의 크레와 가고일게코를 키우던 일본의 한 사육 시설에서 벌어졌어요. 순서대로 정리하면 이래요.

| 시기 | 사육장 상황 |
| --- | --- |
| 2024년 5월 말 | 해외에서 수입한 크레 한 마리(사례 1)를 들임 |
| 2024년 6월 초 | 사례 1이 배 피부에 심한 병변이 생겨 폐사 |
| 2024년 7월 | 사례 1과 간접 접촉했던 개체 2마리(사례 2, 3)가 비슷한 피부 병변을 앓다가 급성으로 폐사 |
| 사례 1 폐사 후 약 5개월 뒤 | 사례 1과 간접 접촉했던 개체 4마리(사례 4-7)가 발가락 피부염과 함께 소화기 증상(설사·흑변)이나 쇠약을 보이기 시작, 이후 하나둘 폐사(가장 오래 버틴 사례 7은 발병 후 270일 만에 죽었어요) |

결국 크레 5마리와 가고일게코 2마리, 총 7마리가 죽었어요. 죽은 개체는 모두 생후 18-36개월 된 성체였고, 논문은 수컷 4마리와 암컷 3마리라고 적었어요(뒤에 나오는 표를 센 값이에요. 그런데 사례 1의 성별은 논문 본문과 표가 서로 어긋나는데, 이 이야기는 표 뒤에서 따로 짚을게요).

여기서 눈여겨볼 대목이 있어요. 논문에 따르면 이 사육장은 발병 전에 먹이나 환경 같은 사육 조건을 바꾼 적이 없었어요. 온도 26-28도, 습도 40-50퍼센트를 유지했고, 개체마다 별도의 사육 상자에 펫시트를 깔아 키웠고, 크레 전용 사료를 먹였어요. 논문은 이것이 딱장도마뱀붙이과 게코에게 표준적인 사육 방식이라고 적었고, 그때까지는 사육에 별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어요.

*Nannizziopsis*속 감염은 보통 부적절한 먹이나 사육 환경, 스트레스 같은 요인이 방아쇠가 된다고 알려져 있어요. 연구팀은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번식시켜 온 시설에서 그런 변화 없이 갑자기 유행이 터졌다는 점을 들어, *N. arthrosporioides* 자체의 감염력과 병원성이 높다고 판단했어요. 다만 이건 조건을 통제해 가며 비교한 실험이 아니라 사후에 사례를 모아 정리한 보고예요. 사육 방식을 바꾸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국소 습도, 위생 상태, 개체의 컨디션 같은 환경 요인이 전혀 거들지 않았다고 증명되는 건 아니라는 점은 감안하고 읽는 게 좋아요.

그럼 왜 사달이 났을까요. 논문이 짚은 핵심은 “간접 접촉”이었어요. 병에 걸린 개체들(사례 2-7)과 수입 개체(사례 1)는 각자 다른 사육 상자에서 따로 키워졌어요. 직접 몸을 맞대거나 교미한 적이 없다는 뜻이에요. 그런데 이들은 같은 사육장 공간을 오가며 같은 먹이 스푼을 함께 썼어요. 반면 수입 개체와 아무 접촉이 없었던 나머지 개체들은 전혀 병에 걸리지 않았어요. 연구팀은 이 점을 근거로, 사육 도구를 매개로 한 간접적인 수평 전파(개체 간 직접 접촉 없이 오염된 물건을 거쳐 병이 옮는 것)로 이번 유행이 일어났다고 추정했어요. 참고로 수평 전파는 부모에서 자식으로 이어지는 수직 전파와 대비되는 말이라 직접 접촉까지 포함하는 넓은 개념이고, 여기서 문제가 된 건 그중 오염된 물건을 거치는 간접 경로예요.

한 가지 정확히 해 둘 게 있어요. 논문이 쓴 표현도 “결론지었다”가 아니라 “추정했다(inferred)”예요. 약 30마리가 있는 시설에서 하필 수입 개체와 먹이·사육 도구를 공유한 개체들만 병에 걸렸다는 분포가 근거이지, 스푼에서 실제로 포자를 검출했거나 실험으로 전파를 재현한 건 아니거든요. 같은 공간의 공기나 사람 손 같은 다른 경로도 이 자료만으로는 완전히 배제되지 않아요. 그래도 접촉한 개체만 걸리고 접촉하지 않은 개체는 한 마리도 걸리지 않았다는 대비는 충분히 무거운 신호예요.

## 부검에서 확인된 것: 사라진 피부와 그 아래로 파고든 곰팡이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사진 주의.** 다음 사진은 논문에 실린 병변 사진 중 한 장이에요. 피부 괴사가 진행된 모습이 담겨 있으니, 보기 불편하다면 다음 문단으로 건너뛰어도 좋아요.

출처: Nagao, Hosoya, Nam, Ishiyama, Kadekaru & Une (2026), bioRxiv, Figure 1(A)

사진은 처음 병에 걸려 죽은 수입 개체(사례 1)예요. 배 전체가 지도처럼 얼룩덜룩하게 검붉거나 거무스름한 초록빛으로 변색됐고, 피부가 두꺼워지고 거칠어졌어요. 병변 아래 피하조직도 붉게 부어 있었는데(연조직염), 발가락 쪽은 짙은 붉은색으로 딱딱해지고 발가락 사이 물갈퀴 비늘이 사라져 판자처럼 평평해졌어요. 사례 1-3처럼 배 전체에 넓게 병변이 생긴 개체가 있는가 하면, 사례 4-7처럼 발가락 위주로 병변이 국한되면서 대신 온몸이 심하게 마르고 배 쪽에는 작은 병변만 남은 경우도 있었어요.

병변 부위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니(조직검사), 표피(피부 가장 바깥층)가 완전히 사라진 자리에 곰팡이가 층층이 자란 흔적이 보였고, 균사(곰팡이가 뻗어나가는 실 모양 구조)가 진피와 피하조직 깊숙이까지 파고들어 있었어요. 괴사(조직이 죽어 손상되는 것)는 광범위했는데, 정작 이를 막으려는 염증 반응(백혈구 등이 모여드는 것)은 미미했어요. 전문적으로 말하면 괴사 범위에 비해 염증세포 침윤이 경미했다는 뜻이고, 쉽게 말하면 조직이 무너진 정도에 비해 몸이 맞서 싸운 흔적은 적었다는 거예요. 왜 그랬는지까지는 이 보고서가 밝히지 않았어요. 논문이 적어 둔 것은 이 소견까지고, 원인에 대한 해석은 따로 붙이지 않았어요. 균사의 굵기는 비교적 일정했고, 마디(격벽)가 있었으며 직각이나 둔각으로 가지를 뻗는 모양이었어요.

사례 2에서는 이 곰팡이가 피부에만 머물지 않고 췌장 표면, 간 실질과 간 피막 표면 등 내부 장기에서도 발견됐어요. 그러니까 단순한 피부병이 아니라 전신으로 퍼질 수 있는 감염이라는 뜻이에요. 죽은 7마리 중 4마리는 설사와 흑변(소화관 출혈로 변이 검게 변하는 증상)을 함께 앓았어요. 그리고 사례 6과 7에서는 세균성 괴사성 장염이 확인됐는데, 이 부위에서는 곰팡이가 검출되지 않았어요. 적어도 이 두 마리의 장 병변은 곰팡이가 아니라 세균성 장염으로 설명된 셈이에요. 다만 나머지 개체까지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어요. 참고로 논문 본문은 설사와 흑변을 함께 앓은 4마리 안에 사례 6이 들어 있는 것처럼 적었는데, 표에서 사례 6에 기록된 건 흑변뿐이에요. 표를 그대로 읽으면 둘 다 기록된 건 사례 2, 4, 5, 7이고, 이것도 프리프린트 단계에서 남아 있는 표기 어긋남으로 보여요. 한편 사례 1-5는 사후 변화와 냉동 보관의 영향으로 장을 자세히 들여다보기 어려웠다고 논문이 밝혔어요.

## 범인의 정체: 배양과 유전자 분석으로 좁혀나가기

7마리 모두 피부 병변이 있었지만, 곰팡이 배양 검사는 그중 사례 1-5의 병변에서만 진행했어요. 그 결과 사례 2와 5에서 얻은 균주(각각 FC-7673, FC-7731)가 형태학적으로 *Nannizziopsis*속(屬)과 일치했어요. 이 균주는 25도에서 한 달 자랐을 때 지름 5-6cm 콜로니를 이룰 만큼 성장이 느렸고, 콜로니는 흰색에 노르스름한 빛이 도는 가루 같은 질감이었어요(아래 사진).

출처: Nagao, Hosoya, Nam, Ishiyama, Kadekaru & Une (2026), bioRxiv, Figure 2(B)

현미경으로 본 포자(홀씨) 모양도 특징적이었어요. 균사에서 옆으로 돌기가 튀어나오듯 홑씨가 하나씩 또는 사슬처럼 이어져 만들어졌고, 타원형이거나 짧고 뭉툭한 곤봉 모양이었어요. 여기에 더해 균사 자체가 마디마다 끊어지면서 길쭉한 원통형 홀씨(관절홀씨, arthroconidia)를 만드는 특징도 확인됐어요. 이 관절홀씨 형성 방식이 이 곰팡이 종을 구분하는 핵심 단서였어요.

형태만으로는 확신할 수 없으니, 유전자 검사로 마무리했어요. 곰팡이의 ITS(리보솜 DNA의 특정 구간)와 액틴 유전자 일부를 증폭해 염기서열을 읽고, 이미 알려진 기준 표본과 비교한 거예요. 그 결과 두 균주 모두 *Nannizziopsis arthrosporioides*의 기준 표본(모식표본, UTHSC R4263)과 98.94-99.98퍼센트 일치했어요. 다만 일치율이 몇 퍼센트를 넘으면 같은 종이라고 딱 잘라 말할 수 있는 보편적인 기준선이 있는 건 아니에요. 기준은 곰팡이 무리와 유전자 구간마다 달라요. 연구팀은 이 염기서열 비교 결과와 앞서 본 형태학적 특징을 함께 놓고, 사례 2와 5의 곰팡이를 *N. arthrosporioides*로 동정했어요.

*Nannizziopsis*는 원래 “CANV(Chrysosporium anamorph of Nannizziopsis vriesii)”라는 이름으로 뭉뚱그려 불리던 파충류 피부 곰팡이 무리였는데, 2013년 유전자 분석을 통해 *Nannizziopsis*·*Paranannizziopsis*·*Ophidiomyces*라는 세 개의 서로 다른 속으로 다시 나뉘었어요. *Nannizziopsis*속에는 최소 12종이 있고, 주로 도마뱀에서 발견되지만 뱀·거북 등 다른 파충류에서도 보고돼요. 그중 *N. arthrosporioides*는 이번 논문 이전까지 파충류 5종에서만 보고된 적이 있을 만큼 드문 종이었고, 감염력이나 병원성에 대해서는 알려진 게 거의 없었어요.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이 게코류에서 확인된 첫 *N. arthrosporioides* 감염 사례예요.

## 표로 정리한 7개 사례

곰팡이 말고도 여러 세균이 함께 검출됐어요. 사례별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아요.

| 사례 | 종 | 성별 | 나이(개월) | 피부 병변 | 그 외 증상 | 발병 후 사망까지 | 병리조직에서 곰팡이 | 곰팡이 배양·동정 | 세균 배양 |
| --- | --- | --- | --- | --- | --- | --- | --- | --- | --- |
| 1 | 크레 | 암컷 | 18 | 배 전체 광범위, 중증 | 설사 | 20일 | 관찰됨 | Thamnostylum spp., Mucor circinelloides | Pseudomonas aeruginosa |
| 2 | 가고일게코 | 암컷 | 36 | 배 전체 광범위, 중증 | 설사, 흑변 | 30일 | 관찰됨 | Nannizziopsis arthrosporioides(염기서열로 확인) | P. aeruginosa, Providencia rettgeri, Stenotrophomonas maltophilia |
| 3 | 크레 | 암컷 | 24 | 배 전체 광범위, 중증 | 없음 | 60일 | 관찰됨 | Trichoderma spp., Trichosporon spp. | P. aeruginosa, Enterococcus faecium, E. faecalis |
| 4 | 가고일게코 | 수컷 | 26 | 발가락에 국한 | 설사, 흑변, 쇠약 | 90일 | 관찰됨 | Mucor spp. | 검사 안 함 |
| 5 | 크레 | 수컷 | 24 | 발가락에 국한 | 설사, 흑변, 쇠약 | 120일 | 관찰됨 | Trichosporon asahii, Nannizziopsis arthrosporioides(염기서열로 확인) | 검사 안 함 |
| 6 | 크레 | 수컷 | 18 | 발가락에 국한 | 흑변, 쇠약 | 150일 | 관찰됨 | 검사 안 함 | 검사 안 함 |
| 7 | 크레 | 수컷 | 18 | 발가락에 국한 | 설사, 흑변, 쇠약 | 270일 | 관찰됨 | 검사 안 함 | 검사 안 함 |

곰팡이 배양 검사는 사례 1-5의 피부 병변에서만, 세균 배양 검사는 그중 증상이 가장 심했던 3마리(사례 1-3)에서만 이뤄졌어요. 사례 6, 7이 “검사 안 함”으로 남은 건 곰팡이가 없어서가 아니라 애초에 그 검사를 진행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여기서 눈여겨볼 칸이 “병리조직에서 곰팡이”예요. 배양과 염기서열로 *N. arthrosporioides*가 확정된 건 사례 2와 5뿐이지만, 현미경으로 본 병변에서는 7마리 모두 곰팡이가 관찰됐고 그 모양이 서로 일치했어요. 연구팀이 7마리를 하나의 유행으로 묶은 근거가 이거예요. 뒤집어 말하면 사례 1, 3, 4, 6, 7의 곰팡이가 *N. arthrosporioides*라는 건 배양으로 확정된 게 아니라 조직 소견이 같다는 데서 나온 판단이에요. 처음 죽은 수입 개체(사례 1)에서 배양된 것도 *Thamnostylum*과 *Mucor circinelloides*였지 *Nannizziopsis*가 아니었어요. 그러니까 “수입 개체가 이 곰팡이를 들여왔다”는 것도 조직 소견과 발병 순서에서 나온 유력한 추정이지, 균주 단위로 대조해 확인한 사실은 아니에요.

한 가지 짚어 둘 점이 있어요. 논문 본문에서는 처음 병에 걸려 죽은 사례 1(수입 개체)을 수컷으로 설명하는데, 이 표에는 암컷(F)으로 적혀 있어요. 본문과 표의 표기가 서로 어긋나는 셈인데, 아직 동료심사를 거치지 않은 프리프린트 단계의 원고라 이런 불일치가 남아 있을 수 있어요. 어느 쪽이 맞는지는 이 원고만으로는 확인할 수 없어서, 표는 논문에 실린 그대로 옮겼다는 점을 밝혀 둘게요.

사례 6과 7은 항생제와 항진균제로 치료를 시도했지만 반응이 좋지 않았어요. 약을 써 봤는데도 이 두 마리를 살리지 못했다는 뜻이에요. 사례 두 건만으로 이 병의 치료가 대체로 불가능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이 사육장에서는 발병한 뒤의 대응이 통하지 않았어요.

발병부터 죽음까지 걸린 기간도 사례마다 크게 달랐어요. 배 전체에 병변이 넓게 퍼졌던 사례 1-3은 20-60일 만에 빠르게 죽었지만, 발가락 위주로 병이 국한됐던 사례 4-7은 90-270일까지 서서히 진행됐어요. 겉으로 드러난 병변 범위와 달리, 오히려 천천히 진행된 쪽이 더 오래 앓다가 죽었다는 점이 눈에 띄어요.

세균은 전부 환경에서 흔히 발견되는 종류(녹농균 등)였고, 특정 유행성 병원균은 아니었어요. 연구팀은 이 세균들을 *N. arthrosporioides* 감염으로 피부 방어벽이 무너진 틈을 타 이차적으로 침입한 기회감염균으로 봤어요.

## 왜 주의해야 하나: 다른 파충류, 그리고 사람에게도

*Nannizziopsis*속 곰팡이는 같은 사육 시설 안에서 여러 종의 파충류에 유행병을 일으킨 사례가 여럿 보고돼 있어요. 턱수염도마뱀(비어디드래곤)과 그린이구아나에서는 *N. guarroi*가, 턱수염도마뱀에서는 *N. chlamydospora*가, 민물악어(*Crocodylus johnstoni*)에서는 *N. crocodili*가, 레오파드게코에서는 CANV로 뭉뚱그려 불리던 *N. vriesii*가 각각 치명적인 유행을 일으켰다는 기존 보고가 있어요(악어 쪽 종명은 이번 프리프린트 본문과 참고문헌에 *N. crocodile*로 적혀 있는데, 원 보고인 Hill 등(2019)의 표기는 *Nannizziopsis crocodili*라서 그쪽을 따랐어요). 특히 *N. guarroi*는 턱수염도마뱀과 그린이구아나에서 병원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연구팀은 이번에 확인된 *N. arthrosporioides*도 비슷한 병원성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어요.

더 눈여겨볼 대목은 이 곰팡이 무리가 사람에게서도 검출된 적이 있다는 점이에요. *Nannizziopsis*속 곰팡이는 면역이 저하된 사람에게 침습 감염을 일으킨 사례가 이미 보고돼 있고, *N. arthrosporioides*도 혀에 생긴 병변이 다른 질환(파라콕시디오이데스진균증)으로 오진됐다가 뒤늦게 확인된 사람 감염 사례가 있어요. 연구팀은 이 보고들을 근거로 *N. arthrosporioides*의 숙주 범위가 파충류에 국한되지 않을 수 있다고 보고, 인수공통감염증으로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짚었어요.

다만 두 가지를 헷갈리지 않는 게 좋아요. 사람에게서 이 곰팡이가 검출된 사례가 있다는 것과, 파충류에서 사람으로 옮는다는 게 입증됐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예요. 이번 논문에도 게코에서 사람으로 전파된 사례는 없고, 동물에서 나온 균주와 사람 감염 사례를 유전적으로 이어 붙인 분석도 없어요. 연구팀이 파충류가 국제적으로 활발히 거래되는 반려동물이라는 점을 짚으며 요구한 것도 이미 벌어지고 있다는 경고가 아니라, 국제 거래가 인수공통 곰팡이 질환의 새로운 전파 경로가 될 수 있으니 공중보건 차원의 위험 평가를 해 보자는 제안이에요. 지금 사육자가 할 일은 겁을 먹는 것보다, 병변이 있는 개체를 만진 뒤에는 손을 제대로 씻고 면역이 약한 가족과의 접촉을 조심하는 정도의 기본 위생이에요.

## 크레 사육자가 챙길 만한 점

이 사례에서는 개체를 따로 키웠어도 먹이 스푼과 사육 도구를 공유한 개체들에서만 병이 나타났어요. 연구팀은 도구를 거친 간접 전파를 가장 유력하게 봤고, 사육자에게는 새 개체의 도구까지 분리해야 할 충분한 경고가 돼요.

- **새로 들인 개체는 반드시 격리 기간을 둔다.** 사육장뿐 아니라 그 개체에게 쓴 먹이 스푼, 핀셋, 물그릇 같은 도구도 다른 개체와 완전히 분리해서 쓴다.
- **도구를 돌려쓸 때는 소독 절차를 확실히 거친다.** 물로 헹구는 정도로는 곰팡이 포자를 없애기 부족할 수 있어요.
- **배 쪽 피부 변색이나 발가락 변형을 가볍게 넘기지 않는다.** 이 사례에서는 병변이 넓게 퍼진 개체가 20일 만에 죽을 정도로 빠르게 악화됐어요.
- **설사·흑변·급격한 체중 감소도 피부병과 함께 눈여겨본다.** 이 사례의 절반 이상은 발가락 병변이 크지 않은데도 소화기 증상과 함께 서서히 쇠약해지다 죽었어요.
- **이상 증상을 보이면 파충류 진료가 가능한 수의사에게 바로 진료받는다.** 이 사례처럼 피부 병변에서 여러 곰팡이가 함께 배양될 수 있으므로, 배양 결과 하나만으로 원인균을 단정하지 말고 필요한 추가 검사는 수의사와 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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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아래 원 논문(프리프린트)을 직접 읽고 정리했어요. 아직 동료심사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밝혀 둘게요.

출처: Nagao J, Hosoya T, Nam K-O, Ishiyama G, Kadekaru S, Une Y. “Dermatomycosis associated with Nannizziopsis arthrosporioides in a breeding colony of gecko (Correlophus ciliatus and Rhacodactylus auriculatus).” bioRxiv. Posted February 16, 2026. [https://doi.org/10.64898/2026.02.12.705528](https://doi.org/10.64898/2026.02.12.705528)

본문의 사진(Figure 1(A), Figure 2(B))은 위 논문에서 그대로 가져왔어요. 첫 사진은 [Rhacodactylus auriculatus 14.11.2013.JPG](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Rhacodactylus_auriculatus_14.11.2013.JPG)
 by Eveha, [CC BY-SA 3.0](https://creativecommons.org/licenses/by-sa/3.0/)
을 사용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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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cre.deios.kr/my-gecko-lily/](https://cre.deios.kr/my-gecko-lily/) 2025년 12월, 크레인에서 저희 집으로 온 릴리 화이트 수컷 크레를 소개해요. 흰색과 크림색 무늬가 넓게 퍼진 몸빛과 하이드에서 빼꼼 내미는 얼굴이 매력인 아이예요.

## 2 Comments

1. 핑백: 크레 습도 관리: 평소 50-60%, 분무 후 70-90%를 출발점으로 잡아봤어요
2. 핑백: 크레 처음 키운다면: 사육장·먹이·핸들링 기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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