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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크레가 왜 IUCN 취약종일까: 전기개미가 위협하는 뉴칼레도니아 도마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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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cerpt: "크레는 IUCN 취약종이에요. 그 배경에는 서식지 파괴뿐 아니라 침입해 온 외래 개미도 있어요. 2001년 뉴칼레도니아 건조림에서 전기개미(little fire ant)가 침입한 구역과 그렇지 않은 구역의 도마뱀 포획수를 비교한 논문을 읽고, 크레와 같은 과에 속한 친척들이 겪은 일, 그리고 크레 자신이 야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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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논문"
  - "크레스티드 게코 기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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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UCN"
  - "뉴칼레도니아"
  - "보전생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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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기개미"
  - "침입종"
  - "학술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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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밝혀둘 게 있어요. 이 글은 사육장·먹이·핸들링 같은 사육 정보를 다루는 글이 아니에요. 크레(*Correlophus ciliatus*, 속눈썹도마뱀붙이·볏도마뱀붙이)가 태어난 고향, 뉴칼레도니아의 야생에서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다루는 글이에요. 우리 집 크레는 사육장 안에서 안전하게 지내지만, 야생의 크레 개체군은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 취약종(Vulnerable)으로 올라가 있어요. 왜 그런지 궁금해서 찾아보다가, 그 이유 중 하나를 정면으로 다룬 논문을 발견해서 읽어봤어요.

다만 미리 정확히 짚고 갈 부분이 있어요. 이 논문은 크레를 직접 연구한 논문이 아니에요. 크레와 같은 과(Diplodactylidae)에 속한 뉴칼레도니아 고유종 게코들, 그리고 여러 종의 스킨크를 대상으로 진행됐어요. 크레는 이 연구의 표본에 없어요. 먹이와 관련된 근연종 자료도 같은 방식으로 구분해야 해요. 가고일게코에서는 Bauer와 Sadlier가 조사한 위·장 내용물에서 꽃밥과 수술이 직접 확인됐고, Snyder의 야외 조사에서는 성체 암컷 한 마리가 나무 수액을 핥는 모습이 사흘 밤 관찰됐어요. 꽃꿀은 Snyder가 같은 꽃에서 먹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을 뿐 직접 확인한 것은 아니며, 이 자료들은 크레 자신에서 나온 결과도 아니에요. 하지만 같은 섬에 사는 같은 과 게코들이 겪은 일이라, 크레가 마주할 수 있는 위협을 살펴보는 참고 자료가 돼요. 조사종과 크레의 생태 차이, 이 결과를 크레에 적용할 수 있는 범위는 뒤에서 구분해 볼게요.

전기개미(Wasmannia auropunctata) 일개미. 사진: April Nobile / www.AntWeb.org, CC BY 4.0

## 크레는 왜 “취약종”일까요

크레는 1866년 처음 학계에 보고된 뒤 한동안 다시 발견되지 않아 멸종한 것으로 여겨졌던 종이에요. 독일 파충류학자 로베르트 자이프(Robert Seipp)가 이끈 조사단이 1994년 뉴칼레도니아에서 살아있는 개체를 다시 확인하면서 세상에 알려졌어요. 분류학적으로도 우여곡절이 있어서, 처음엔 *Correlophus ciliatus*로 기재됐다가 *Rhacodactylus ciliatus*로 이름이 바뀌었고, 이후 [유전](https://cre.deios.kr/cre-morph-calculator/)
 분석을 거쳐 다시 *Correlophus*속으로 돌아왔어요.

크레의 야생 분포는 뉴칼레도니아 본섬(그랑드 테르)과 일 드 팽(Isle of Pines)에 국한돼요. IUCN 적색목록은 크레의 실제 서식 범위(area of occupancy)를 44㎢로 추정해요. IUCN은 제한된 분포와 서식지 범위·질, 성숙 개체수의 지속적인 감소를 근거로 크레를 취약종으로 평가했어요. 주요 위협으로는 설치류의 포식, 불법 채집과 밀거래, 산불, 전기개미(little fire ant, *Wasmannia auropunctata*), 들고양이의 포식을 들어요. 전기개미는 그중 하나이지만, IUCN 평가는 영향을 받는 전체 개체군의 비율을 절반 미만, 영향도를 낮음으로 분류했어요.

바로 이 마지막 위협, 개미가 침입한 숲과 침입하지 않은 숲에서 도마뱀이 각각 얼마나 잡히는지를 현장에서 직접 비교한 논문이 오늘 소개할 연구예요.

## 오늘 다룰 논문

**Jourdan, H., Sadlier, R. A., & Bauer, A. M. (2001). Little Fire Ant Invasion (*Wasmannia auropunctata*) as a Threat to New Caledonian Lizards: Evidence from a Sclerophyll Forest. *Sociobiology*, 38(3A), 283-301.**

저자들은 뉴칼레도니아의 국립연구기관인 IRD(당시 ORSTOM), 호주박물관(Australian Museum), 미국 빌라노바대학교 소속 연구자들이에요. 개미가 침입한 지역과 침입하지 않은 지역, 두 곳에서 같은 방식으로 도마뱀을 채집해 잡힌 수를 비교한 현장 조사 논문이에요.

## 뉴칼레도니아의 마지막 건조림, 그리고 침입자

뉴칼레도니아는 국토 면적에 비해 생물다양성이 압도적으로 풍부한 곳이에요. 육상 도마뱀류만 71종이 보고돼 있고 이 중 85% 이상이 고유종이에요. 그런데 이 섬의 여러 자연 서식지 가운데 건조 경엽림(sclerophyll forest, 잎이 두껍고 단단한 나무들로 이뤄진 건조림)은 원래 면적의 3%(약 100㎢)만 남아 가장 심각하게 훼손된 서식지로 꼽혀요. 반복되는 인위적 산불과 벌목이 주된 원인이에요.

### 이름부터 정리하고 갈게요

이 개미는 영어로 little fire ant(작은 불개미) 또는 electric ant(전기개미)라고 불러요. 국내 자료에서는 보통 “전기개미”로 옮기고, 이 글에서도 그렇게 부를게요.

여기서 아주 헷갈리기 쉬운 게 하나 있어요. 국내 뉴스에서 훨씬 자주 보는 **붉은불개미**(*Solenopsis invicta*)는 전혀 다른 종이에요. 붉은불개미는 “붉은열마디개미”, “붉은독개미”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데(속 이름이 열마디개미속이라서 그래요), “불개미”라는 말이 겹치는 탓에 두 종의 이야기가 자주 뒤섞여요. 2017년 부산항에서 처음 확인된 뒤 국내 항만에서 반복 검출된 개미는 붉은불개미 쪽이고, 지금부터 이야기할 뉴칼레도니아의 침입자는 전기개미예요.

| 항목 | 전기개미 | 붉은불개미 |
| --- | --- | --- |
| 학명 | Wasmannia auropunctata | Solenopsis invicta |
| 영어 이름 | little fire ant, electric ant | red imported fire ant |
| 국내에서 쓰는 이름 | 전기개미 | 붉은불개미, 붉은열마디개미, 붉은독개미 |
| 일개미 몸길이 | 약 1.5mm | 약 3-6mm |
| 원산지 | 중남미 | 남아메리카(파라나강 유역) |
| 이 글과의 관계 | 뉴칼레도니아 건조림의 침입자, 논문의 주인공 | 미국에서의 침입 사례가 비교 대상으로만 등장 |

두 종이 완전히 남남인 것은 아니에요. 둘 다 개미과(Formicidae)의 두배자루마디개미아과(Myrmicinae)에 들어가요. 다만 논문의 표현을 그대로 옮기면 “*Wasmannia*속과 *Solenopsis*속은 가까운 유연관계가 없고, 이 아과 안에서 서로 멀리 떨어진 두 족(tribe)에 속한다”예요. 같은 아과라는 큰 울타리만 공유할 뿐 사촌보다 훨씬 먼 사이라고 보면 돼요. 그런데도 둘을 나란히 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이유는 유연관계가 아니라 습성 때문이에요. 몸집에 비해 강한 독침을 공격과 방어 양쪽에 적극적으로 쓴다는 점이 닮았거든요.

### 다시 침입자 이야기로

이 남은 조각 위에 또 다른 위협이 겹쳐졌어요. 몸길이 1.5mm 정도의 아주 작은 개미인 전기개미가 1972년 뒤베아(Dumbéa) 지역에서 처음 확인된 뒤 사람의 이동을 따라 뉴칼레도니아 저지대 전역, 로열티 제도, 일 드 팽, 심지어 사람이 살지 않는 왈폴섬까지 퍼졌어요. 이 개미는 여러 여왕이 함께 사는 다여왕성, 군체 간 경계가 거의 없는 단일군체성 같은 특징 때문에 한번 자리 잡으면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트램프 개미(tramp ant)” 무리의 대표종이에요. 건조림에서는 땅바닥 핏폴트랩에 걸리는 절지동물의 최대 99%가 이 개미일 정도로 압도적으로 우점하고, 이 개미가 있는 곳에서는 다른 절지동물의 개체수가 최대 60%까지 줄어드는 것으로 앞선 연구(Jourdan 1999)에서 이미 확인된 상태였어요. 이번 논문은 그 다음 질문, 즉 이렇게 절지동물 군집을 장악한 개미가 그 위 영양단계인 도마뱀에게도 영향을 미치는지를 확인하려는 시도예요.

원문 Figure 1, Jourdan et al. 2001

## 어떻게 비교했나: 실험 방법

연구팀은 누메아에서 북쪽으로 250km 떨어진 핀다이 반도의 건조림 조각에서, 서로 1km도 채 떨어지지 않은 두 구역을 골랐어요. 한쪽은 전기개미가 이미 심하게 침입한 구역, 다른 한쪽은 아직 개미가 없는 구역이었어요. 두 구역은 같은 건조림 덩어리의 일부였고 우점 수종도 같았어요. 측정한 온도와 습도의 차이는 최대 0.7도, 5% 안쪽으로 작았고, 저자들은 이 값을 근거로 두 구역의 미기후 조건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고 도마뱀 수의 차이를 미기후로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어요. 다만 이건 측정된 두 항목이 비슷했다는 뜻이지, 구역이 침입지 한 곳과 비침입지 한 곳뿐이라서 개미 유무 말고 다른 차이가 전혀 없다고 증명한 건 아니에요. 이 점은 뒤의 “한계” 절에서 다시 짚을게요.

조사는 1995년 2월부터 4월까지 진행됐고, 세 가지 방법을 함께 썼어요.

- **끈끈이 트랩**: 나무 위 도마뱀을 잡기 위해 각 구역 나무 75그루에 끈끈이판을 부착(지상 1.5m 높이)
- **핏폴트랩**: 땅 위 도마뱀을 잡기 위해 각 구역에 플라스틱 상자를 땅에 묻어 설치, 주 2회 확인
- **육안 조사**: 낮 시간대 활동하는 도마뱀을 정해진 경로를 걸으며 직접 관찰

잡힌 개체는 표본으로 보존해 호주박물관과 캘리포니아과학아카데미에 등록했고, 통계는 두 지역의 표본이 같은 모집단에서 나왔는지를 검정하는 비모수 검정(Mann-Whitney U 검정)을 썼어요.

## 결과: 조사된 파충류상

정량 조사 기간에 총 7종의 파충류(게코 3종, 스킨크 4종)가 잡혔고, 여기에 기회적으로 관찰된 2종(대형 게코 *Rhacodactylus trachyrhynchus*, 수상성 스킨크 *Lioscincus nigrofasciolatum*)과 도입종 게코 *Hemidactylus frenatus*까지 더하면 이 숲에서 확인된 파충류는 최소 10종이었어요. 이 중 *H. frenatus*를 뺀 나머지는 전부 뉴칼레도니아 고유종이고, 4종은 흔치 않거나 잘 알려지지 않은 분류군이었어요.

| 종 | 분류군 | 미소서식지 | 활동시간 | 번식 | 먹이 | 분포 | 비고 |
| --- | --- | --- | --- | --- | --- | --- | --- |
| Bavayia cyclura | 게코(Diplodactylidae) | 수상성 | 야행성 | 난생 | 곤충 | 고유종 | 흔함 |
| Bavayia exsuccida | 게코(Diplodactylidae) | 수상성 | 야행성 | 난생 | 곤충 | 고유종 | 희귀(건조림에 국한, 2개 지역에서만 확인) |
| Eurydactylodes vieillardi | 게코(Diplodactylidae) | 수상성/지상성 | 주야행성 | 난생 | 곤충 | 고유종 | 희귀 |
| Rhacodactylus trachyrhynchus | 게코(Diplodactylidae) | 수상성 | 야행성 | 태생(새끼를 낳음) | 곤충 | 고유종 | 희귀 |
| Hemidactylus frenatus | 게코(Gekkonidae) | 수상성 | 주야행성 | 난생 | 곤충 | 도입종 | 매우 흔함(주로 인공 서식지) |
| Caledoniscincus austrocaledonicus | 스킨크 | 지상성 | 주행성 | 난생 | 곤충 | 고유종 | 매우 흔함 |
| Caledoniscincus festivus | 스킨크 | 지상성 | 주행성 | 난생 | 곤충 | 고유종 | 흔함 |
| Caledoniscincus haplorhinus | 스킨크 | 지상성 | 주행성 | 난생 | 곤충 | 고유종 | 해안 가장자리 서식지에 흔함 |
| Nannoscincus n. sp. | 땅속형 스킨크 | 지중성 | 주행성 | 난생(추정) | 곤충(추정) | 고유종 | 희귀(핀다이에서만 확인) |
| Lioscincus nigrofasciolatum | 스킨크 | 수상성 | 주행성 | 난생 | 곤충 | 고유종 | 흔함 |

(원문 Table 1을 옮긴 표예요. *Nannoscincus* n. sp.는 이 조사에서 처음 발견된 미기재종이라, 번식 방식과 먹이는 이미 기재된 같은 속 종들에서 유추한 값이라고 논문이 밝혀 뒀어요.)

여기서 눈여겨볼 부분은 표의 맨 위 네 종이에요. *Bavayia*속과 *Eurydactylodes*속, 그리고 *Rhacodactylus*속 모두 크레와 같은 과인 Diplodactylidae에 속해요. 특히 *Rhacodactylus trachyrhynchus*는 한때 크레와 같은 속으로 묶였던 종이에요(크레의 학명이 *Rhacodactylus ciliatus*였던 시절이 있었죠). 다만 유전 분석 결과 크레가 *Correlophus*속으로 옮겨졌다는 건, 뒤집어 말하면 둘이 한 속에 묶일 만큼 가깝지는 않다는 뜻이기도 해요. “가장 가까운 친척”까지는 아니고, 같은 과에 속한 친척 정도로 보는 게 맞아요.

표에서 한 가지 더 짚을 게 있어요. *R. trachyrhynchus*는 이 목록에서 유일하게 알을 낳지 않고 새끼를 낳는 **태생 게코**예요. 게코류 전체를 통틀어도 아주 드문 특성이라, 알을 낳는 다른 종들과는 개미에게 노출되는 방식 자체가 다를 수 있어요. 알을 나뭇가지 틈이나 낙엽 밑에 놓아두는 종은 그 알이 개미의 표적이 되지만, 태생종은 그 단계가 아예 없으니까요. 이 종이 폐쇄림에서만 드물게 보고되던 종인데 건조림에서 발견된 것 자체가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고 저자들은 적었어요.

## 결과: 개미가 있는 구역엔 도마뱀이 훨씬 적었다

정량 조사로 잡힌 51개체 가운데, 개미가 없는 구역에서는 6종(*C. haplorhinus*만 제외)이 잡힌 반면, 개미가 침입한 구역에서는 4종(게코 *B. cyclura*·*E. vieillardi*, 스킨크 *C. austrocaledonicus*·*C. haplorhinus*)만 잡혔어요.

원문 Figure 2, Jourdan et al. 2001

숫자로 정리하면 이래요.

- **곤충식 도마뱀 전체**: 비침입 구역 38개체 vs 침입 구역 13개체(Mann-Whitney Z=2.834, p=0.005)
- **나무 위에서 잡힌 게코**: 비침입 구역 23개체(3종) vs 침입 구역 6개체(1종)(Z=2.175, p=0.03). 침입 구역 목록에 있는 *E. vieillardi* 1개체는 나무의 끈끈이 트랩이 아니라 땅에 묻은 핏폴트랩에서 나왔기 때문에, 나무 위 기준으로 세면 침입 구역에 남은 수상성 게코는 *B. cyclura* 한 종뿐이에요
- **가장 흔한 수상성 게코 *Bavayia cyclura***: 비침입 구역 18개체 vs 침입 구역 6개체. 침입 구역에서 잡힌 수가 비침입 구역의 약 3분의 1이고, 논문은 이를 두 구역의 개체 밀도 차이로 읽었어요(Z=2.179, p=0.03)
- **지상성 스킨크 *Caledoniscincus austrocaledonicus***: 육안 조사에서 비침입 구역 18개체 vs 침입 구역 8개체. 검정값은 이 육안 조사 자료에 핏폴트랩 자료를 합쳐 계산한 값이에요(Z=1.923, p=0.03)

Z값과 p값은 논문에 인쇄된 그대로 옮겼어요. 마지막 항목의 Z=1.923은 흔히 쓰는 양측검정 기준으로 환산하면 p가 0.05를 조금 넘는 값이라, 논문의 p=0.03과 맞으려면 단측검정이어야 해요. 그런데 논문은 검정 방향을 밝히지 않았어요. 그러니 이 한 줄만큼은 “간신히 유의한 수준” 정도로 여유를 두고 읽는 게 안전해요. 앞의 세 항목은 양측 기준으로도 유의한 값이에요.

흥미로운 점 하나는, 나무에 붙인 끈끈이 트랩에서 침입 구역에서 잡힌 개체가 전부 조사 첫날에만 잡혔고 그 이후로는 한 마리도 더 잡히지 않았다는 거예요. 반면 비침입 구역에서는 이어지는 닷새 동안에도 계속 개체가 잡혔어요. 저자들은 이걸 침입 구역의 도마뱀 개체군이 너무 줄어들어서, 조사 기간 안에 트랩에 새로 걸릴 만한 개체 유입이 측정될 정도로 일어나지 않은 상태를 보여주는 정황으로 해석했어요. 다만 끈끈이 트랩은 잡힌 개체를 조사구에서 제거하는 방식이라, 첫날 이후 포획이 없는 것은 밀도가 낮다는 것과 앞뒤가 맞을 뿐 “유입이 없어졌다”는 걸 그 자체로 증명하지는 않아요. 저자들의 해석으로 읽어 두는 게 정확해요.

## 왜 개미가 있으면 도마뱀이 줄어들까

논문은 세 가지 메커니즘을 가능성으로 제시해요. 이 조사 결과만으로는 어느 쪽이 맞는지 구분할 수 없었지만, 각각 근거가 있어요.

**첫째, 직접 포식.** 전기개미가 도마뱀 알이나 갓 부화한 새끼를 직접 공격했을 가능성이에요. 갈라파고스에서 이 개미가 어린 땅거북과 이구아나를 공격한 사례가 보고된 적이 있어요. 게코류는 특히 취약할 수 있는데, 피부가 얇고 골편(osteoderm, 피부 속 뼈 조각)이 없는 데다, 알을 나뭇가지 틈이나 낙엽 더미 속처럼 개미가 우글거리는 바로 그 장소에 낳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에요.

**둘째, 쏘임으로 인한 배제.** 전기개미는 강력한 독침을 공격·방어 모두에 적극적으로 쓰는 종이에요. 실제로 핀다이 지역 1㎡ 구역 조사에서 평균 3.65±1.35개(최대 7개)의 개미 둥지가 확인될 만큼 이 개미의 둥지 밀도는 매우 높았어요. 저자들은 이렇게 촘촘한 개미 둥지 사이에서 도마뱀이 계속 쏘이면 스트레스가 쌓이고, 결국 은신처나 [산란](https://cre.deios.kr/cre-hatch-calculator/)
 장소 같은 필수 자원에서 밀려날 가능성을 제기해요.

**셋째, 먹이 경쟁.** 이 개미가 지상 절지동물 군집을 장악하면서(개미종 수가 24종에서 5종으로 줄고, 지상 절지동물 전체 개체수가 60%, 수관부에서도 20% 감소) 도마뱀의 먹이인 곤충 자원 자체가 줄어들었을 가능성이에요. 이 논문의 조사 대상 도마뱀은 모두 곤충식이라서 이 가설과 앞뒤가 맞아요. 다만 논문이 실제로 확인한 것은 절지동물 쪽 변화이고, 도마뱀의 먹이 구성을 직접 재보지는 않았어요.

이 논문이 인용한 이전 연구(Bauer & de Vaney 1987; Bauer & Sadlier 1993)에 따르면, 뉴칼레도니아 북동부 해안에서도 이 개미가 퍼지면서 게코 개체군이 줄어들었다는 정황이 이미 보고돼 있었어요. 핀다이에서 확인된 이번 결과는 그 정황을 정량적으로 뒷받침한 첫 사례라는 의미가 있어요.

## 크레와 무슨 상관일까

다시 한번 분명히 짚을게요. 이 논문에 크레(*Correlophus ciliatus*)는 없어요. 표본 채집 지역도 크레의 야생 서식지(그랑드 테르 남부, 일 드 팽)가 아니라 본섬 북부 서해안의 핀다이 반도예요. 그래서 이 논문의 수치를 그대로 “크레 개체군이 이만큼 줄었다”는 뜻으로 읽으면 안 돼요.

다만 이 논문이 의미 있는 이유는 크레가 속한 바로 그 과, Diplodactylidae 게코들이 이 침입종 앞에서 실제로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정량적으로 보여준 거의 최초의 현장 자료라는 점이에요. 정량 조사에서 가장 많이 잡힌 *Bavayia cyclura*는 크레와 마찬가지로 밤에 나무 위에서 활동하고 알을 낳는 난생 게코예요. 먹이 범위에는 차이가 있어요. *B. cyclura*는 곤충식이고, 크레는 사육 환경에서 과일 베이스 먹이도 먹어요. 근연종인 가고일게코에서 직접 확인된 것은 위·장 내용물의 꽃밥·수술과 야외에서 관찰된 수액 섭취예요. 꽃꿀 섭취는 저자의 추정이며, 크레의 야생 먹이 구성을 직접 분석한 연구는 이번 조사에서 확인하지 못했어요. 그래도 나무 위에서 밤을 보내고 나뭇가지 틈이나 낙엽 밑에 알을 낳는다는, 개미와 부딪치는 지점은 겹쳐요.

그런 *B. cyclura*가 침입 구역에서는 비침입 구역의 3분의 1만 잡혔고, 정량 조사에서 몇 마리 안 잡힌 희귀종 *B. exsuccida*와 *Nannoscincus* sp.는 아예 비침입 구역에서만 나왔어요. (*R. trachyrhynchus*도 비침입 구역에서만 확인되기는 했지만, 이 종은 트랩이 아니라 기회적인 관찰로 발견된 종이라 두 구역에 같은 조사 노력을 들여 비교한 결과로 볼 수는 없어요.) 이걸 보면 비슷한 자리를 쓰는 크레도 개미가 침입한 서식지에서는 비슷한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론할 수 있어요. 어디까지나 추론이지 크레에서 측정된 값은 아니에요.

## 이 연구의 한계

저자들 스스로도 이 결과를 “예비적(preliminary)”이라고 표현했어요. 비교한 구역이 1km도 떨어지지 않은 좁은 범위 안의 두 곳뿐이고, 그 둘을 견줘 본 상관관계 연구라 개미가 정말 원인인지, 세 가지 메커니즘 중 무엇이 실제로 작동하는지는 이 데이터만으로 확정할 수 없어요. 특히 비교한 구역이 침입지 한 곳과 비침입지 한 곳뿐이라는 점이 중요해요. 앞서 본 것처럼 두 구역의 온도와 습도는 비슷했지만, 그것만으로 “개미 유무 말고는 두 구역이 같다”고 말할 수는 없어요. 구역이 하나씩뿐이면 개미 침입 여부와 그 구역 고유의 다른 차이가 통계적으로 분리되지 않거든요. 저자들은 위(장 내용물) 분석으로 지역별 먹이 구성 차이를 확인하는 후속 연구, 그리고 더 넓은 지역에서 침입 압력이 다른 여러 건조림 조각을 비교하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어요.

저자들이 덧붙인 비교도 하나 있어요. 앞서 이름을 정리하면서 짚었던 붉은불개미(*Solenopsis invicta*) 이야기예요. 미국에서 이 개미가 야생동물에 눈에 띄는 영향을 주기까지는 20년까지 걸리는 것이 보통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저자들은 뉴칼레도니아에서는 침입이 비교적 최근인데도 이미 영향이 눈에 띈다며 진행이 더 빠른 것 같다고 적었어요. 다만 이 비교는 느슨하게 읽는 게 좋아요. 논문에 적힌 1972년은 뉴칼레도니아 전체에서 이 개미가 처음 확인된 해이고, 조사가 이뤄진 1995년까지는 20년이 넘어요. 정작 핀다이 반도에 이 개미가 언제 들어왔는지는 논문에 나오지 않아요. 저자들은 이 개미가 원래 서식지(중남미)에서는 우점종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섬이라는 고립된 환경에서 이례적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는 것으로 봤어요.

## 크레를 키우는 우리에게 남는 이야기

이 논문은 사육 조언을 주는 논문이 아니에요. 대신 크레라는 종이 지금 야생에서 처한 상황을 배경 지식으로 이해하게 해줘요. 크레는 분포가 제한돼 있고, 실제 서식 범위는 44㎢로 추정되며 서식지와 성숙 개체수가 계속 줄고 있어요. 여기에 더해, 사람이 옮긴 외래 개미가 들어온 숲에서는 같은 과 친척 게코인 *Bavayia cyclura*가 3분의 1밖에 잡히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 논문이 보여준 셈이에요. 사육 개체는 이런 야생의 위협과 무관하게 안전해요. 이 논문이 사육자에게 무엇을 하라고 말해 주지는 않아요. 다만 우리가 집에서 보는 그 종이 원래 살던 곳에서는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 그리고 야생에서 잡아 온 개체를 데려오지 않는다는 원칙이 왜 기본이어야 하는지를 새삼 되새기게 되는 논문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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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아래 원 논문을 직접 읽고 참고문헌까지 확인해서 정리했어요. 크레의 보전 등급·분포·위협 정보는 [IUCN 적색목록의 2021년 평가](https://www.iucnredlist.org/species/176173/123253756)
를 대조했고, 재발견·분류사 정보는 영문 위키백과 “Crested gecko” 항목을 참고해 보완했어요. 개미 이름 정리(전기개미·붉은불개미)는 각 종의 영문 일반명과 국내에서 통용되는 이름을 대조해 적었어요.

출처: Jourdan, H., Sadlier, R. A., & Bauer, A. M. (2001). Little Fire Ant Invasion (*Wasmannia auropunctata*) as a Threat to New Caledonian Lizards: Evidence from a Sclerophyll Forest. *Sociobiology*, 38(3A), 283-301. [전문 PDF(IRD 기관 저장소)](https://horizon.documentation.ird.fr/exl-doc/pleins_textes/divers19-10/010038611.pdf)

Bauer, A. M., & Sadlier, R. A. (1994). Diet of the New Caledonian gecko *Rhacodactylus auriculatus* (Squamata, Gekkonidae). *Russian Journal of Herpetology*, 1(2), 108-113.

Snyder, J. P. (2007). *The Autecology of Rhacodactylus auriculatus* [Master’s thesis, Villanova University].

본문의 지도와 그래프 2장은 위 논문의 Figure 1, Figure 2를 그대로 가져왔어요. 대표 사진은 [Wasmannia auropunctata casent0173249 profile 1.jpg](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Wasmannia_auropunctata_casent0173249_profile_1.jpg)
, 사진 April Nobile / [www.AntWeb.org](http://www.AntWeb.org)
, [CC BY 4.0](https://creativecommons.org/licenses/by/4.0/)
을 크롭해서 사용했어요.

### 관련된 글:

1. [크레 유전체 지도, 두 번째 팀이 또 완성했어요: 이번엔 개체수 변화 곡선까지](https://cre.deios.kr/crested-gecko-genome-assembly-huang-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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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크레는 소리의 높낮이를 어떻게 구분할까: 청각유모세포의 두 가지 조율 비밀](https://cre.deios.kr/crested-gecko-hair-cell-frequency-tu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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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cre.deios.kr/crested-gecko-roach-papaya-vs-commercial-diet-growth/](https://cre.deios.kr/crested-gecko-roach-papaya-vs-commercial-diet-growth/) 새끼 크레 60마리를 5주간 두 그룹으로 나눠 키웠더니, 칼슘을 묻힌 듀비아 바퀴와 파파야를 준 그룹의 체중 증가율이 상업사료 그룹의 약 두 배였어요(24.4% 대 13.1%). 그런데 몸길이 증가에서는 두 그룹 사이에 유의한 차이가 검출되지 않았어요. 늘어난 체중이 무엇으로 채워졌는지도, 장기 건강도 재지 않았으니 어느 쪽이 더 건강하게 자라는지를 알려주는 실험은 아니에요. 5주라는 기간과 한 브리더에게서 온 60마리라는 표본의 한계까지 함께 짚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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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Comments

1. 핑백: 크레스티드 게코(Correlophus ciliatus), 알고 보면 파란만장한 도마뱀붙이예요
2. 핑백: 크레 사육장 식물 추천: 조건부 후보 6가지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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