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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크레 행동을 AI로 예측해봤더니: 폴란드 연구팀의 머신러닝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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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_at: "2024-12-01T08:37: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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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cerpt: "손 위에 올렸을 때 도망칠지, 물을 뿌렸을 때 핥아 먹을지, AI가 미리 맞힐 수 있을까요? 폴란드 브로츠와프대 연구팀이 크레 20마리를 1년 넘게 관찰한 데이터로 머신러닝 모델을 만들어본 논문을 읽고 정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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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논문"
  - "사육 &amp;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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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신러닝"
  - "인공지능"
  - "크레스티드게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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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술논문"
  - "행동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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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두 편은 크레(크레스티드 게코, 학명 *Correlophus ciliatus*)의 유전체 논문을 다뤘는데, 이번엔 결이 다른 논문이에요. 폴란드 브로츠와프 환경생명과학대학교 연구팀(Pacoń, Kosińska-Selbi, Wełeszczuk, Kochan, Kruszyński)이 크레 20마리의 행동을 1년 넘게 관찰하고, 그 데이터로 “다음에 이 녀석이 어떻게 행동할지” AI가 맞힐 수 있는지 실험한 논문이에요. 학술지 *Applied Animal Behaviour Science*에 2024년 실렸어요.

## 어떻게 관찰했을까

연구에 쓰인 개체는 2019년 1월 8일부터 3월 12일 사이에 부화한 크레 20마리예요. 2019년 3월 29일부터 2020년 5월 19일까지, 그러니까 1년하고도 두 달 가까이 관찰했어요. 총 관찰 시간은 1,466시간인데, 낮에는 사람이 직접 관찰했고 밤에는 적외선 카메라로 24시간 촬영했어요(사람이 지켜보고 있으면 동물이 평소와 다르게 행동할 수 있어서, 최대한 관찰자의 존재가 드러나지 않게 신경 썼대요). 사육장은 33×24×20cm 크기로 전부 똑같이 맞췄고, 코코넛 은신처와 스킨답서스(*Scindapsus pictus*, 저희 사육장에서도 흔히 쓰는 그 덩굴 식물이에요) 화분, 먹이 그릇을 넣어뒀어요. 온도는 22°C에 계절에 따라 ±2°C 정도 변동을 줬고요. 이 실험은 브로츠와프 동물실험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진행됐어요.

사진: DigitalLem0n, CC BY-SA 4.0

## 무엇을 기록했을까

연구팀은 아래 일곱 가지 행동 항목을 관찰해서 데이터로 남겼어요.

| 행동 항목 | 무엇을 기록했나 |
| --- | --- |
| 수면 자세 | 몸을 쭉 편 자세, 활동적인 자세, S자·U자로 꼬리를 만 자세 등 |
| 수면 위치 | 은신처 안, 바닥, 사육장 벽면(앞·뒤·좌·우), 코코넛 위 등 |
| 스프레이 반응 | 물을 뿌렸을 때 움직이는지, 가만히 있는지, 뛰어오르는지 등 |
| 스프레이 후 핧기 여부 | 물을 뿌린 뒤 스스로 몸을 핥아 물을 먹는지 안 먹는지 |
| 터치 반응 | 손으로 만졌을 때 숨는지, 도망가는지, 그대로 있는지 |
| 손 위에서의 행동 | 손에 올렸을 때 뛰어내리는지, 가만히 있는지 등 |
| 사육장에 다시 넣은 후 행동 | 원래 자리로 돌려놨을 때의 반응 |

이렇게 모은 관찰 기록은 총 2,200건이었는데, 결측치를 제거하고 사례가 너무 적은(50건 미만) 항목을 정리하고 나니 2,067건이 남았어요. 재미있게도 연구팀은 “날짜”·”개체 번호”·”계절”은 다른 항목들과의 상관관계가 낮아서 예측에 쓰지 않기로 했어요. 즉 “몇 번 개체인지, 언제 관찰했는지”보다 “그 순간 다른 행동들이 어땠는지”를 가지고 서로를 맞혀보는 방식이에요.

## 어떤 AI를 썼을까

전문적으로 설명하면 연구팀은 의사결정나무(Decision Tree, DT), 그레이디언트 부스팅(Gradient Boosting, GB), 익스트림 그레이디언트 부스팅(XGBoost) 세 가지 분류 알고리즘을 썼어요. 쉽게 말하면 셋 다 “스무고개” 같은 방식으로 데이터를 나눠가는 AI예요. 의사결정나무는 “이 조건이면 예, 아니면 아니오” 하는 질문을 반복해서 답을 좁혀가는 가장 단순한 형태고, 그레이디언트 부스팅과 XGBoost는 이런 단순한 나무를 수백 개 만들어서, 앞 나무가 틀린 부분을 다음 나무가 보완하는 식으로 팀을 이뤄 정답률을 끌어올리는 방식이에요.

## 결과는 어땠을까

모델 성능은 정확도(accuracy)뿐 아니라 정밀도·재현율·F1-score까지 같이 봤어요. 전문적으로 설명하면 이 데이터는 항목별로 특정 반응이 다른 반응보다 훨씬 자주 나오는, 이른바 클래스 불균형이 심해서 정확도 하나만 보면 오해하기 쉬워요(예를 들어 “거의 항상 A로 반응한다”는 걸 모델이 몰라도 그냥 매번 A라고 찍으면 정확도가 높게 나올 수 있거든요). 그래서 연구팀은 정밀도와 재현율을 함께 고려하는 F1-score를 더 중요한 지표로 삼았어요. 쉽게 말하면 “그냥 아무거나 찍어도 맞는 것”과 “진짜 패턴을 읽어서 맞히는 것”을 구분하려는 장치예요.

항목별로 가장 성적이 좋았던 모델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아요.

| 행동 항목 | 가장 우수했던 모델 | F1-score | 정확도 |
| --- | --- | --- | --- |
| 스프레이 후 핧기 여부 | Decision Tree | 0.59 | 0.63 |
| 스프레이 반응 | Decision Tree | 0.44 | 0.57 |
| 수면 자세 | Gradient Boosting | 0.56 | 0.58 |
| 수면 위치 | Gradient Boosting | 0.29 | 0.52 |
| 터치 반응 | XGBoost | 0.42 | 0.52 |
| 손 위에서의 행동 | XGBoost | 0.32 | 0.51 |
| 사육장에 다시 넣은 후 행동 | XGBoost | 0.26 | 0.47 |

가장 눈에 띄는 건 “물을 뿌린 뒤 핥는지 안 핥는지”가 일곱 항목 중 가장 잘 예측됐다는 점이에요(정확도 0.63, F1-score 0.59).

출처: Pacoń et al. 2024, Applied Animal Behaviour Science, Fig. 1(일부)

이 그림(혼동 행렬)은 실제로 관찰된 반응과 AI가 예측한 반응을 맞대어 놓은 표예요. 의사결정나무 쪽을 보면 “핥지 않는다”를 “핥지 않는다”로 맞힌 경우가 240여 건으로 가장 많고, “핥는다”를 맞힌 경우도 55건이나 돼요. 반대로 “핥는다”인데 “핥지 않는다”로 틀린 경우가 18건, “핥지 않는다”인데 “핥는다”로 틀린 경우가 100여 건으로, 특히 실제로는 안 핥았는데 핥을 거라고 잘못 예측하는 쪽의 오차가 좀 더 컸어요.

출처: Pacoń et al. 2024, Applied Animal Behaviour Science, Fig. 2

실제로 이 모델이 어떻게 판단했는지 나무 구조로 보면 이렇게 생겼어요. 맨 위에서 “스프레이했을 때 안 움직였는가”로 먼저 나누고, 그 다음 가지에서 각각 “스프레이했을 때 움직였는가”·”잠잘 때 활동적인 자세였는가”로 한 번씩 더 나눠서 최종 답(“핥는다”/”핥지 않는다”)에 도달해요. 딱 두 단계짜리 단순한 나무예요.

출처: Pacoń et al. 2024, Applied Animal Behaviour Science, Fig. 3

같은 항목을 그레이디언트 부스팅으로 그린 나무는 훨씬 단순해서, “스프레이했을 때 안 움직였는가” 질문 하나로 끝나요. 가지 끝에 적힌 값이 “핥는다”·”핥지 않는다” 같은 분류명이 아니라 숫자(value)로 나오는 이유는, 그레이디언트 부스팅은 예/아니오를 바로 답하는 대신 연속적인 점수를 계산하고 그 점수를 나중에 확률로 바꾸는 방식으로 작동하기 때문이에요.

반대로 “손 위에서의 행동”이나 “사육장에 다시 넣은 후 행동”처럼 복잡하고 상황 의존적인 반응은 세 모델 다 F1-score가 0.2대에서 0.3대 사이에 머물러서, 사실상 안정적으로 맞히지 못했어요.

정리하면 세 모델 중 어느 하나가 일방적으로 우수하지는 않았어요. 의사결정나무는 스프레이 관련 두 항목에서, 그레이디언트 부스팅은 수면 관련 두 항목에서, XGBoost는 터치·핸들링 관련 세 항목에서 각각 가장 좋은 성적을 냈어요.

## 왜 정확도가 낮게 나왔을까

논문은 전반적인 정확도가 기대만큼(약 80% 이상) 높지 않았다고 스스로 인정했어요. 가장 큰 원인으로 꼽은 건 표본 크기예요. 20마리에서 나온 데이터로는 AI가 패턴을 배우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거예요. 논문은 다른 동물 행동 예측 연구들과 비교했는데, 훨씬 큰 데이터셋으로 돼지의 교미 행동을 예측한 연구는 정확도 97%를 기록했고, XGBoost로 노인의 생체리듬을 분류한 연구도 78%를 기록했어요. 이런 사례들과 비교하면, 크레 연구의 정확도가 낮은 건 방법이 잘못됐다기보다 데이터가 워낙 적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는 거예요.

## 이 연구가 왜 의미 있을까

이 논문의 목표는 애초에 “크레 마음을 완벽히 읽는 AI”를 만드는 게 아니었어요. 살아있는 동물을 대상으로 매번 실험하지 않고도 사육 관련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도구를 만들 수 있는지 가능성을 타진해본 연구예요. 결론적으로 단순한 반응(물을 뿌렸을 때 핥는지 여부처럼 예/아니오에 가까운 행동)은 지금 수준의 데이터로도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지만, 맥락에 따라 달라지는 복잡한 행동은 아직 더 많은 데이터와 더 정교한 모델(연구팀은 딥러닝 같은 신경망 모델도 다음 후보로 언급했어요)이 필요하다는 게 이번 연구의 결론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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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아래 원 논문을 직접 읽고 참고문헌까지 확인해서 정리했어요.

출처: Pacoń J, Kosińska-Selbi B, Wełeszczuk J, Kochan J, Kruszyński W. “Modelling behavior of Crested gecko (Correlophus ciliatus) using classification algorithms.” *Applied Animal Behaviour Science*, 2024;281:106436. [https://doi.org/10.1016/j.applanim.2024.106436](https://doi.org/10.1016/j.applanim.2024.106436)

본문의 혼동 행렬·의사결정나무 그림은 위 논문에서 그대로 가져왔어요. 첫 사진은 [Baby crested gecko](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Baby_crested_gecko.jpg)
 by DigitalLem0n, [CC BY-SA 4.0](https://creativecommons.org/licenses/by-sa/4.0/)
을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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